[다문화에 사는 사람들]다문화 수기 공모 최우수상 중국교포 이선애 씨

  • Array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영어 천국된 한국, 낯설고 당황스러워”

다문화 생활체험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로 뽑힌 이선애 씨. 사진 제공 행정안전부
다문화 생활체험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로 뽑힌 이선애 씨. 사진 제공 행정안전부
“나도 훈민정음을 배웠지만 영어 천국이 된 고국이 더 낯설고 당황스럽기만 했다.”

행정안전부가 법무부, 새마을운동중앙회와 공동으로 주관한 ‘2010년 전국 다문화 생활체험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20일 맹형규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상을 받게 된 중국 교포 이선애 씨(35·여)의 사연 중 일부다. 이 씨는 10년 전 처음으로 할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으로의 유학을 준비했다. 브로커에게 속아 유학은 좌절됐고 2007년 다시 도전해 연세대 석사과정에 합격했다.

중국에서 기자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는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었지만 아산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돈 걱정 없이 공부했고 올해 2월 석사모를 쓸 수 있었다. 지금은 이 학교 중어중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학위를 딴 뒤 한중일 세 나라가 공감하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 꿈을 키우고 있다.

자신이 한국의 말과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 씨는 “일상 속에서 너무 영어를 많이 사용해 이해하기 어려웠고 분리수거 등 낯선 제도도 많아 당황스러웠다”며 “이 부분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아주 조금만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중국인 장메이링 씨(23·여)는 2008년 전북대 무역학과에 입학한 이후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연탄배달, 재해복구, 나들이 도우미, 통역 봉사 등의 활동에 나섰다. 그는 수기에서 장애 어린이를 보면 중국의 동생 생각이 나 한 가지라도 더 해주려 애썼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이 밖에 한국어를 배우면서 자국 출신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살고 있다는 사연을 전해 온 우즈베키스탄 구잘흔 씨(22)가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외국인과 다문화가족 구성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모전에는 795명이 응모했다. 행안부는 수상 수기를 책으로 엮어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