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빛낼 대한민국 100인]릴레이 인터뷰<6>야구 선수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두산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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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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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지명 못받아 신고 선수 입단
하루 1000번 스윙 노력에 또 노력

10년후 메이저리그 파워히터 꿈
현역 최고의 투수와 맞붙고 싶어

야구 선수로는 유일하게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기획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된 김현수는 10년 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미소를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변영욱 기자
야구 선수로는 유일하게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기획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된 김현수는 10년 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미소를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변영욱 기자
17일 현재 타율 0.301에 6홈런, 25타점. 많은 야구 선수가 평생 한 번도 3할 타율을 치지 못한 채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걸 생각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두산의 외야수 김현수(22)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시즌 중반 팬들은 그에게 ‘사못쓰’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사못쓰는 ‘4할도 못 치는 쓰레기’의 준말로 그에 대한 기대치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3일 삼성과의 홈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김현수를 만났다. 야구 선수로는 유일하게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기획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된 김현수는 “사못쓰라는 말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나도 사람이니만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별명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 노력하는 천재

김현수는 ‘신고 선수’ 출신이다. 고교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에 재능을 보였으나 수비가 안 되고 발이 느리다는 이유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채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어렵게 입단한 만큼 그는 다른 선수보다 더 노력했다. 하루 1000번의 스윙은 기본.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프로야구 최고 타자가 된 요즘도 김현수는 여전히 훈련광이다. 잘 못 친 날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심지어는 집에 가서 방 안에서도 스윙을 한다.

김현수는 “나태함, 그 순간은 달콤하나 결과는 비참하다라는 말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놨다. 가능한 한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려 한다”고 말했다.

○ 메이저리그를 향해

초등학교 시절 TV에서 보던 박찬호(37·뉴욕 양키스)는 그의 우상이자 꿈이었다. 그에게 미국 프로야구가 현실로 다가온 것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김현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는 야구장 자체가 감동이었다. 이 정도 구장이라면 다리가 부러져도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의 몸은 메이저리거급이다. 체격 조건(키 190cm, 몸무게 100kg)도 좋고 체력이 뛰어난 데다 잔부상도 거의 없다.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재능도 국내에서 첫손에 꼽힌다.

김현수는 “만약 10년 후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현역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팀 린스컴(샌프란시스코)과 맞붙고 싶다. ‘괴물 타자’로 불리는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처럼 한결같은 성적을 내는 파워 히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주위로부터 ‘몸 좋다’는 소리를 듣지만 푸홀스처럼 되려면 상체와 하체를 더 키워야 한다. 빗맞은 타구로도 펜스를 넘기는 게 소망”이라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운동장 쪽을 바라보고 있던 김현수는 팀 타격 훈련이 끝나가자 특유의 ‘살인미소’를 지으며 “이제 공 주우러 가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야구의 모든 것을 즐기는 그는 천생 야구 선수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동영상 = 동아닷컴 뉴스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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