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재래시장 돕는 백화점 “고객봉사 한마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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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광주점 시장점포 무상수리… 위생관리 등 경영 노하우도 교육

광주 대인시장 “고마워요 롯데백화점” 24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인동 대인시장에서 롯데백화점 광주점 나눔봉사단원들이 전통시장 상생 행사의 하나로 낡고 오래된 상점을 수리하는 ‘러브스토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광주 대인시장 “고마워요 롯데백화점” 24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인동 대인시장에서 롯데백화점 광주점 나눔봉사단원들이 전통시장 상생 행사의 하나로 낡고 오래된 상점을 수리하는 ‘러브스토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4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인시장. 시장 상인 조효자 씨(70·여)는 아침부터 마음이 들떴다. 시장에서 400여 m 떨어진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 반가운 손님들이 오기 때문이다. 빨간 조끼를 입은 나눔봉사단원들이 가게에 들어서자 “더운데 고생 많다”며 시원한 커피를 대접했다. 조 씨는 17m²(약 5평) 남짓한 가게에서 생선을 팔고 있다. 좁은 가게도 3년 전 대인시장 상인회의 도움으로 어렵게 구했다. 가게를 얻기 전에는 대인시장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며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꾸렸다.

조 씨가 운영하는 생선가게는 대인시장에서 금방 눈에 띈다. 다른 가게에 비해 유독 낡고 비좁기 때문이다. 천장은 갈라지고 깨져 비가 오면 양동이 서너 개를 가져다 놓아야 한다. 수납공간이 없어 진열 상품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조 씨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탓에 가게 수리 비용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조 씨 사정을 알게 된 나눔봉사단은 하루종일 ‘뚝딱 뚝딱’ 소리를 내더니 가게를 새 점포로 바꿔놓았다. 바닥과 천장을 뜯어내고 벽지도 화사한 것으로 교체했다. 창틀과 문을 새로 달고 화재 위험이 없도록 전기선도 정리했다. 조 씨는 “겨울에 외풍이 심하지만 기름값 때문에 보일러를 가동하지 못하고 수건을 얼굴에 두세 겹 두르고 지냈다”며 “깔끔하게 단장된 가게를 보니 새로 장만한 집으로 이사 온 느낌”이라며 고마워했다.

봉사단은 이날 조 씨 생선가게 외에 분식점 한 곳도 리모델링해줬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시설이 열악한 대인시장 상점을 고쳐주는 ‘러브스토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화재로 가게가 잿더미가 된 전통국밥집 ‘구구식당’이 1호점이다. 구구식당 주인 나경자 씨(61·여)는 “백화점 도움으로 화재가 난 지 10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며 “전보다 손님이 더 많아 살 맛이 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지난해 2월 대인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연합회와 상생 협약을 맺고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상인에게 고객을 맞는 자세와 불만 고객 응대 요령, 위생관리, 상품 진열 및 판매기법 등 백화점 경영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상인들이 회의나 각종 모임, 교육을 진행할 적당한 공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백화점 교육장과 회의실을 빌려주고 평일 백화점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상인 자녀들에게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주고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마케팅, 위생관리, 시설물 개보수 등 상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정희 대인시장 상인회장(66·여)은 “백화점 도움으로 지금까지 러브스토어가 5호점까지 생겼다”며 “백화점과 협력사업을 한 뒤부터 시장 상인들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민열 롯데백화점 광주점장은 “전통시장 상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시장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협력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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