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배 전문기자의 풍수와 삶]풍수의 아우라를 AI가 앗아간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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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를 측정해 사람의 감정 상태까지 읽어내는 인공지능(AI) 기술.
뇌파를 측정해 사람의 감정 상태까지 읽어내는 인공지능(AI) 기술.
안영배 전문기자·풍수학 박사
안영배 전문기자·풍수학 박사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는 ‘감정 모자’가 최근 등장했다. 모자에 달린 무선 센서가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원거리의 컴퓨터에 전송하면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분석해 감정 상태까지 읽어내는 기술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생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업에서 인공지능 모자를 착용한 근로자들의 감정 상태를 점검해 작업 속도나 업무량을 조절하는 등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켰다는 성과까지 나왔다. 국내의 한 인공지능 전문가는 “현재의 한국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사생활 침해 등 노조의 반대로 도입을 보류한 기업도 있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미 완성 단계에 있는 이 기술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풍수의 과학화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 측정 모자를 쓰고 명당에 있다고 치자. 뇌파를 통해 감정 상태를 분석하면 긴장, 분노, 불안 등 부정적 감정지수는 제로에 가깝고 편안, 만족 등의 긍정적 지수는 상당히 높게 나올 것이다. 물론 좋지 않은 터라면 그 반대다.

이런 예측을 하는 데는 근거가 있다. 집이나 사무실의 터가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검증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좋은 터와 나쁜 터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생체 반응 실험을 꾸준히 해왔다. 그 결과 살기(殺氣)로 명명되는 좋지 않은 터와 생기(生氣)로 규정되는 좋은 터에서 사람들의 생체적 반응이 각기 달리 나타남을 확인했다.

그중 살기터와 생기터에서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손가락에 흐르는 모세혈관의 혈류 변화를 측정, 비교해보는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살기터 중의 한 종류인 수맥터에서는 원활히 흐르지 못하던 피실험자의 혈류가 생기터에서는 급류가 흐르듯 빠른 속도로 흐르는 것이 육안으로 뚜렷이 관찰됐다. 실험에 참여한 여러 명이 같은 결과를 보였으니 객관적인 현상이라 할 것이다. 또 수맥파가 뇌의 지각 기능, 특히 정신 집중에 악영향을 주어 학습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진작 발표된 바 있다(건국대 의대 정진상 교수팀의 ‘수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이 같은 현상은 근력이나 악력 테스트 같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피실험자 스스로도 확인할 수 있다. 살기터에서는 무기력해지던 근육의 힘이 생기터에서는 평소보다 힘이 더 세어짐을 누구나 체감할 수 있다.

터의 기운은 사람의 정신적 정서적 영역에도 영향을 준다. 살기터에 오랫동안 노출된 사람들일수록 불안감과 긴장감을 느끼거나 머리가 맑지 않고, 만성적인 피로감을 호소하며, 악몽 등으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생기터에 사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안정되거나 삶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이 충만하며, 스트레스에서 빨리 회복하고, 숙면을 취하는 등 공통점을 보인다. 필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극단적으로 기운이 엇갈리는 터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한 결과다.

다만 정서적이며 주관적인 터에 대한 인체 반응을 계량화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을 찾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가뭄에 단비처럼 인공지능을 이용한 ‘감정 모자’ 출현 소식을 접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신비로 포장된 풍수의 실체가 상당 부분 규명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풍수가마다 풍수를 대하는 시각이 다르고 명당의 기준 또한 제각각이다 보니 학계에서 풍수학을 의심하는 기류가 일 정도였다. 게다가 소수의 풍수인이 풍수를 지나치게 술수적 주술적으로 포장하는 바람에 일부 종교계에서 종교적 행위로 오해하거나 배척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필자는 인공지능 기술이 시중에 넘쳐나는 ‘풍수 도사’들의 실력까지 감별하고, 풍수가로 위장한 얼치기들을 퇴출시킬 단계로까지 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을 통해 사람이 사는 터가 건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이 밝혀지면 풍수학은 실용성이 뛰어난 학문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풍수를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선택이다. 그런데 풍수를 실생활에 응용함으로써 거두는 혜택은 상상외로 크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 풍수의 유용성을 인공지능이 증명해주는 시대가 지금 막 펼쳐지고 있다. <끝>
 
안영배 전문기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인공지능#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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