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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콩’ 치차리토 발 묶고… 손흥민, 측면 돌파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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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콩’ 치차리토 발 묶고… 손흥민, 측면 돌파 노려라

양종구 기자 입력 2018-06-23 03:00수정 2018-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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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RUSSIA 월드컵]벼랑 끝 신태용호, 23일 밤 12시 멕시코 넘을 비책은? 24일 0시(한국 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운명’이 갈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1-0으로 꺾고 한껏 기세가 오른 멕시코와 2차전을 갖는다.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는 것을 넘어 한국 축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꼭 이겨야 하는 한판이다.

멕시코는 한국을 잡고 16강을 일찌감치 확정 지을 기세다. FIFA 랭킹은 한국이 57위, 멕시코는 15위. 역대 전적도 한국이 4승 2무 6패로 열세다. 객관적인 전력은 멕시코가 우세하지만 공은 둥글고, 이번 월드컵에선 유독 이변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배수진’을 친 한국이 승리하기 위해 넘어야 할 멕시코를 포지션별 매칭으로 살펴봤다.

○ 골 사냥 대결, 손흥민 vs 치차리토

이기기 위해선 골이 필요하다. 한국은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선봉에 나선다. 그는 ‘차붐’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65)과 박지성 SBS 해설위원(37)을 잇는 한국의 슈퍼스타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월드 스타로 성장하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도 통하는 폭발적인 스피드, 파괴력 넘치는 슈팅, 순간 속도가 뛰어나고 무엇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 시 시도하는 슈팅이 날카롭다. 양발을 모두 사용하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한국으로선 유효 적절한 ‘손흥민 사용법’이 필요하다. 스웨덴전에서 손흥민은 단 한 번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손흥민 윙백’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왼쪽 공격수로 나섰지만 수비 가담이 많아져 히트맵(주로 뛴 구역)이 왼쪽 윙백과 비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 공격의 정점을 맡아야 할 손흥민이 수비 가담에 주력하는 바람에 나타난 현상이다. 골을 넣기 위해선 손흥민에게 슈팅 기회를 줘야 한다.

그 역할은 ‘패스 마스터’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맡아야 한다. 주장이자 중원 사령관인 기성용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공격형보다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치중했다. 수비진이 불안한 탓에 신 감독이 수비형으로 기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골이 필요하고 그 기회를 기성용이 만들어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등에서 기성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수들에게 자로 잰 듯한 패스를 뿌렸을 때 공격이 원활하게 잘 풀렸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도 그랬듯 좋은 패스 마스터가 있을 때 살아난다. 기성용이 손흥민의 기를 살려야 하는 셈이다.

멕시코 선수 중에는 독일전에서 한 방을 보여준 ‘신성’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번)도 주의해야 하지만 본명보다는 별명 ‘치차리토’(스페인어로 ‘작은 완두콩’이라는 뜻)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웨스트햄)를 더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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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멕시코 축구의 전설’ 우고 산체스의 후계자로 놀라운 순간 스피드와 감각적인 슈팅으로 전개되는 기습적인 ‘골 사냥’이 일품이다. 공격 본능뿐만 아니라 볼 배급 능력도 뛰어나다. 18일 독일전에서도 멕시코 공격의 시발점은 바로 치차리토였다. 전반 35분 수비수로부터 센터 서클 근처에서 볼을 받은 치차리토는 상대 선수가 따라붙자 원터치로 안드레스 과르다도(30·레알 베티스)에게 패스한 뒤 뒤로 돌아 달렸고 과르다도의 패스를 다시 받아 질주했다. 그리고 왼쪽 사이드로 파고드는 로사노에게 찔러줬다. 로사노는 수비 라인까지 쫓아온 독일의 메수트 외질(30·아스널)을 가볍게 따돌리고 골네트를 갈랐다. 치차리토는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레버쿠젠(독일) 등 빅 클럽에서 활약하다 2017년 웨스트햄(잉글랜드)으로 이적했고 멕시코의 금세기 최고 축구스타로 대접받고 있다.

○ 거미손 대결, 조현우 vs 오초아

이기기 위해선 골을 넣어야 하지만 막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나란히 첫 경기에서 선방을 펼친 한국 조현우(27·대구)와 멕시코 기예르모 오초아(33·스탕다르 리에주)의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조현우는 한국 선수 중 스웨덴전에서 유일하게 빛난 선수다. 전반 20분 스웨덴 마르쿠스 베리(32·알아인)가 골문 바로 앞에서 찬 슈팅을 오른발로 막아낸 데 이어 결정적인 순간마다 슈팅을 막아냈다. 조현우에게는 이날 경기가 7번째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A매치 33경기를 뛴 골키퍼 김승규(28·빗셀 고베)의 선발이 유력했지만 신 감독은 키가 큰 스웨덴 선수들을 감안해 공중볼 플레이에 능한 조현우에게 골문을 맡겼다. 전술상 빠른 멕시코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2차전엔 김승규가 투입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현우가 스웨덴전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친 데다 한 대회에서 골키퍼는 팀의 안정성을 위해 처음 투입된 선수를 계속 투입하는 관례에 따르면 다시 조현우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조현우는 ‘달구벌 데헤아’로 불린다. 맨유의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28)에 빗댄 표현이다. 조현우는 2013년부터 6년째 대구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대구가 K리그1 8위를 기록했음에도 조현우는 K리그 ‘베스트11(골키퍼)’으로 선정될 정도로 기량이 출중하다. 지난해 11월 A매치 데뷔전이었던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그해 12월에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도 주전으로 뛰며 대회 2연패에 일조해, 신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스웨덴전 선방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팬들은 ‘조현우 다시 한번 선방해 리버풀 가즈아’라는 댓글들을 다는 등 조현우를 응원하고 나섰다. 그의 대구 FC 친필 사인 유니폼을 구입하려는 팬들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FIFA 홈페이지는 ‘꿈의 시작에서 기회를 잡았다’고 조현우를 소개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초아는 전설의 골키퍼 ‘호르헤 캄포스’의 후계자로 꼽힌다. 그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월드컵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네 번째 월드컵 출전. 2006년과 2010년엔 ‘대기 골키퍼’로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건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홈팀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8개의 유효 슈팅을 모두 막아내 무실점 무승부를 만들어냈고, 16강 네덜란드전에서는 비록 1-2로 패했지만 놀라운 반사 신경을 선보였다. 당시 독일 출신 최고 수문장 올리버 칸은 오초아를 “최고의 골키퍼”라고 극찬했다. 오초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독일 토니 크로스(28·레알 마드리드)의 강력한 프리킥을 막아내는 등 독일의 유효 슈팅을 9개나 무위로 돌리며 대이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오초아도 이탈리아 세리에A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 지략 대결, 신태용 vs 오소리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8)으로선 개인의 명운이 걸린 한판이다. 혹여나 멕시코에 완패한다면 대회 도중 사령탑이 교체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처럼 여론의 뭇매를 맞을 공산이 크다. 1차전의 무기력한 패배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미 신 감독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다. 월드컵을 준비하며 ‘비밀주의’로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린 신 감독으로선 지금까지 쌓아온 지도자로서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그는 K리그1에서 401경기에 출전해 99골 68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다재다능하게 활약했지만 안타깝게도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진 못했다. 국내에선 ‘월드컵에서 뛰었느냐’가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2008년 K리그1 성남(현 K리그2)의 사령탑을 맡아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궜고 2011년엔 프로와 아마가 모두 참가하는 축구협회(FA)컵에서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국가대표 감독이 꿈이던 신 감독은 2014년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밑에서 코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 감독(8강), 2017 FIFA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대표팀 감독(16강)을 차례로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해 7월 꿈에 그리던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2무승부를 기록해 ‘한국이 어부지리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으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대표팀의 무기력한 플레이에 실망한 누리꾼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을 재영입하자는 운동을 벌였다. 우여곡절 끝에 감독 자리를 유지했지만 신 감독은 이번 월드컵 본선 스웨덴전에서 또다시 팬들을 실망시켰다.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달리 콜롬비아 출신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56)은 느긋한 상황이다. 독일을 잡았고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한국, 스웨덴 경기에서 1승만 해도 16강을 확정하기 때문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천재성 여우’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운동학을 전공했고 영국 리버풀 존무어스대에서 ‘사이언스와 풋볼’로 학위를 받은 공부하는 지도자다. 리버풀에서 공부할 때 제라르 울리에 리버풀 감독의 지도방식을 지켜보면서 지도자의 꿈을 키웠다. 영국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A 라이선스를 취득한 오소리오 감독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코치를 맡았다. 2008년엔 미국 뉴욕 레드불스 감독으로 리그 우승을 이뤘다. 2012년부터 콜롬비아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3연속 우승을 이끈 그는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2015년 멕시코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오소리오 감독은 레크리에이션에 가까운 훈련 방식을 사용해 ‘진지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지도 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위기도 있었다. 2016년 코파아메리카 8강에서 칠레에 0-7로 참패를 당해 경질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오소리오 감독은 철저한 분석과 준비로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을 물리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로스토프나도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러시아월드컵#멕시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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