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대통령 이미 힘빠져… 새 총리 시급… 2선 후퇴 항복문서 꼭 받아야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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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 이후/무기력한 여권]김병준 총리 후보자 인터뷰
“권한이양, 형식보다 실질 따져야… 하야-탄핵은 총리임명 이후 문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사진)는 15일 ‘국회 추천 국무총리’ 카드가 미궁에 빠진 데 대해 “두말할 것 없이 새 총리부터 세워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난국이 또 다른 난국을 잉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하야도 탄핵도 모두 그 뒤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야권이 총리 추천의 전제조건으로 2선 후퇴, 퇴진 등을 내걸었다.

 “대통령은 이미 힘이 빠진 호랑이다. 무엇이 겁나 ‘2선 후퇴’의 항복문서를 꼭 받아야 하느냐. 진실로 나라를 걱정한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 (대통령을) 2선으로 밀면 된다. (촛불 집회 때) 서울 도심에 운집한 100만 시민의 함성이 있었다. 여소야대 국회에 여당은 내부 분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뭐가 더 필요한가.”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나야 새 총리가 힘을 받지 않겠나.

 “대통령 권한에는 형식적인 면과 실질적인 면이 있다. 형식상 대통령이 결재하고 서명하는 것을 못 하게 하는 건 사고나 탄핵소추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어렵다. 그러나 실질적 권한 이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통령 스스로 권한을 형식상 권한으로 만들면 된다. (야권이) 원하는 2선 후퇴의 내용이 무엇인가. 형식인가, 실질인가. 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대통령이 권한 이양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밝히면 될 텐데….

 “대통령은 어차피 밀릴 수밖에 없다. 헌법적 표현이나 법리에 구애될 필요 없이 스스로 국정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좋다. 누가 주도하건 앞으로의 국정은 험난하다. 권력도 권한도 없다. 오로지 책임만 있다. 총리에게 그 책임을 주고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

 ―대통령 탈당을 거국중립내각의 출발점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총리가 힘을 가지는 경우 어차피 힘도 쓰지 못하는 대통령의 당적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런가 하면 새누리당이 오래 유지될 수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차라리 지금 (당적을) 놓는 것이 당과 당원, 대통령 모두에게 좋을 수 있다.”

 ―국정 공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치권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핵은 북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도, 또 나라 바깥에도 산재해 있다. 무엇을 위해 (야권은) 선결 조건을 말하고, 무엇을 위해 (대통령은) 물러선다고 말하지 못하는가? 이기겠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오로지 우리 앞에 놓인 심각한 문제들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무엇보다 급한 총리 문제부터 풀 수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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