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총장” 비판에… ‘상선약수’ 꺼낸 반기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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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지혜-유연함 상징” 강조… 외국언론 평가절하에 맞대응


 퇴임을 한 달여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다시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꺼내 들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이 표현은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반 총장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로널드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미주한인위원회(CKA) 주최 ‘전미 한인 리더십 콘퍼런스’ 특별 연설에서 “상선약수는 내 좌우명”이라며 “물은 지혜와 유연함, 부드러운 힘을 상징한다. 물은 생명이자 평화,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엔을 이끌면서 이러한 덕목을 적용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8월 54세 생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찾아가 이 글씨 옆에 오바마의 중국식 표기인 ‘奧巴馬(아오바마)’라고 적은 휘호를 선물해 화제를 모았다.

 반 총장이 ‘상선약수’를 꺼내든 데에는 “역대 최악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며 그의 리더십을 평가절하하는 외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동양적 리더십 덕목으로 맞대응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퇴임 후 예상되는 대선 행보를 앞두고 ‘최악의 총장’이라는 말이 퍼지는 게 불리한 만큼 그 나름의 대응 논리를 만들어 가는 중에 이를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 총장은 연설 직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내년 1월 중순 한국에 간다”고만 밝혔다.

 앞서 반 총장은 메릴랜드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한 특강에서 “큰 조직을 이끌고 싶다면 자기만의 자질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건 내 스타일인데 만약 직원이 8시간 일한다면 당신(리더)은 9시간 일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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