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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교수 “현대 인류도 진화중… 최근 이르러 그 속도 더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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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교수 “현대 인류도 진화중… 최근 이르러 그 속도 더 빨라져”

민병선기자 입력 2015-09-17 03:00수정 2015-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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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류학 책 ‘인류의 기원’ 펴낸 在美 이상희 교수
인구 증가와 의학의 발전에 따라 돌연변이-유전자 다양성 높아져
‘원시인은 식인종?’ 등 22개 주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흥미롭게 풀어
2015년 여름 아제르바이잔 인골 발굴… 시대 넘나드는 대화가 이 직업 매력
이상희 교수는 “현대 고인류학은 유전학과 해부학 같은 이과 학문과 역사, 문화인류학 같은 문과 학문의 통섭이 필요한 학문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데르탈인, 자바원인, 호모 사피엔스…. 세계사 시간에 이 생경한 단어를 접하며 “나와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여기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 분야는 학문적으로 분류하면 고(古)인류학에 속한다. 고고학이 유적과 유물을 통해 과거의 문화와 생활 방식 등을 연구하는 것이라면 고인류학은 인골 등을 분석해 이전 인류를 연구한다. 》

최근 출간된 ‘인류의 기원’(사이언스북스)은 고인류학을 보다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인류의 진화 과정 중 이정표가 됐던 사건과 현재 고인류학의 트렌드 등을 22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2012년 2월∼2013년 12월 과학 전문지 ‘과학동아’에 실린 글을 보충하고 다듬어 묶었다.

저자는 이상희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49)와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36). 이 교수가 콘텐츠를 담당하고, 윤 편집장이 기획을 하고 글을 다듬었다. 이 교수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인류학 박사다.

책 출간에 맞춰 귀국한 이 교수는 14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고인류학을 너무 어렵게 느낀다”며 “학자로서 많이 들었던 질문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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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원시인은 식인종?’ ‘우유 마시는 사람은 어른 아이’ ‘70억 인류는 정말 한가족일까’ ‘인류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등 22개의 장으로 이뤄졌다. 원시인은 모두 식인종이었을까? “식인을 밥 먹듯이 했던 인류 집단은 존재하지 않아요. 식인종으로 오해받는 네안데르탈인도 식인종이 아니었어요. 인류 역사에 식인 풍습은 있었지만 그들을 식인종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그럼 파푸아뉴기니 포레족의 식인 풍습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교수는 “이는 사람을 기억하는 독특한 문화 때문”이라고 했다. 이 종족은 사람이 죽으면 팔다리 살을 저며내 남자들이 먹고, 내장은 여자와 아이들이 먹는다. 죽은 사람을 먹으면 그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의 일부가 돼 동네에 계속 살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미 고등동물이 된 인류가 현재도 진화하고 있는가’도 그가 많이 받는 질문이다. 그는 “현대에 이르러 진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돌연변이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고, 의학의 발달로 예전에는 생존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살면서 유전자의 다양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에서 다리가 긴 젊은이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현상도 진화의 한 예라고 봐야지요.”

이 교수는 최근 고인류학의 흐름도 소개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현생 인류가 모두 아프리카에서 온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아프리카 기원론’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생 인류가 여러 지역에서 발생해 진화해 왔다는 ‘다지역 진화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결국 70억 인류가 엄밀하게 따져 한뿌리의 한가족은 아니라는 말이죠. 지구를 아우르는 거대 이론은 생명력을 잃은 것 같아요. 고인류학도 예외와 세부 연구를 중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죠.”

아담한 체구의 그가 미국 유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인골을 발굴하는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불교 신도인 어머니는 “조상님 뼈를 고이 잠들지 못하게 헤집고 다니면 안 된다”며 반대했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아제르바이잔에서 인골 유적을 발굴했어요. 청동기 유골을 발굴하며 마치 그때의 인류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시대를 넘나드는 대화가 가능한 게 이 직업의 매력입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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