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자율주행차, 연내 강남거리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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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사장 “2019년 5G 상용화”

(5세대) 시대가 오면 우리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는 새로운 세상이 됩니다. 우리가 선도적으로 판을 깔면 한국에 5G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가 생겨나는 겁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스페인에서 SK텔레콤도 KT와 마찬가지로 2019년 5G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기간 중 세계적 사업자들과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을 협의한 사실도 공개했다.

○ 글로벌 5G 협력, 올해 말 강남에 시험무대

박 사장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후안카를로스호텔에서 지난해 12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제(27일)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LG전자 조준호 사장을 만나 5G 인프라를 제공할 SK텔레콤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5G에 관한 구상을 밝힌 것은 하루 앞서 MWC 현장에서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한 KT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KT가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5G와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평창 5G’ 계획을 제시한 것에 맞서 SK텔레콤은 ‘강남 5G’ 전략을 갖고 있다고도 밝혔다. 박 사장은 “올해 말 일부 서울 강남, 경기 성남시 분당 지역에 5G 및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시험무대)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번 MWC를 계기로 글로벌 업체들과 5G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했다. 박 사장은 27일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을 만나 연말까지 5G 반도체칩 표준화를 위한 노력을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직 5G 상용화 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같은 날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을 만나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센서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약 한 달 전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을 만나 자율주행을 위해 내비게이션 ‘티맵’을 지금보다 10배 정도 정교하게 고도화하기 위한 방안도 상의했다. SK텔레콤은 티맵을 이용하는 차가 사고가 나 도로에 서 있게 되면 역시 티맵을 쓰는 뒤차에 사고 정보를 알려줘 2차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을 하반기(7∼12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 미디어와 AI는 커머스와 연결

SK텔레콤은 이번 스페인 MWC 2017에 고속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도 초고속 통신이 가능한 5G 기반 커넥티드카 ‘T5’를 출품했다. SK텔레콤이 BMW, 인텔과 협업해 만들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이번 스페인 MWC 2017에 고속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도 초고속 통신이 가능한 5G 기반 커넥티드카 ‘T5’를 출품했다. SK텔레콤이 BMW, 인텔과 협업해 만들었다. SK텔레콤 제공

박 사장은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가 이번 MWC ‘최고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부문에서 수상한 사실을 거론하며 미디어 플랫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사장은 “한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이 콘텐츠인데, 지금은 중국 플랫폼에 콘텐츠를 팔고 있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옥수수 등 국산 플랫폼이 아시아에서 성공하면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도 지금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서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콘텐츠와 인공지능(AI)을 중시하는 것은 이 두 요소가 상업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소비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AI가 추천한 것을 소비할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SK㈜ C&C와 협력하고 있는 IBM의 AI ‘왓슨’이 세계 언어 중 한국어를 8번째로 학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왓슨을 통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국내 AI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 AI 개발사들과 국내 기술에 아직 격차가 있긴 하지만 상용화는 단순히 기술뿐만 아니라 지역 사업자들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결합돼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이동통신 3사가 가입자를 빼앗기 위해 이전투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생적 경쟁’도 강조했다. 그는 “MWC 현장에서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만났는데 5G 시대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지금보다 훨씬 더 할 일이 많다는 데 동의했다. 서로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후 MWC의 SK텔레콤 부스를 20여 분간 방문해 AI 홈비서 ‘누구’와 5G 커넥티드카 등을 살펴봤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7월 가석방 출소 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바 있다.

바르셀로나=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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