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60대 퇴직자 절반 이상이 2번 이상 일자리 옮겨…원인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5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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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60대 퇴직자의 절반 이상이 재취업 시 2번 이상 일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런 퇴직에 재취업 준비를 하지 못하는 퇴직자들도 절반 가까이 됐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15일 50, 60대 퇴직자의 재취업과 일자리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한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가 10년 이상 임금 근로자로 일한 뒤 직장에서 퇴직한 국내 거주 50~69세 남녀 18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은 재취업을 했는데 이중 51.0%가 2번 이상 일자리를 옮겼고, 24.1%는 3번 이상 회사를 옮겼다. 보고서는 이들을 ‘5060 일자리 노마드족’이라고 표현했다. 퇴직 후에도 유목민처럼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일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은퇴자들의 상당수가 갑작스런 퇴직으로 재취업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사 결과 이직을 하려고 자발적으로 퇴직한 경우는 24.2%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폐업, 해고 등 회사사정이나 건강 악화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둬야 했다. 또 퇴직자 중 41.2%는 재취업 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을 한 주요 동기는 ‘경제적 필요성(43.3%)’이 가장 높았다. 많은 퇴직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재취업 시장에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취업을 거듭할수록 소득은 쪼그라들었다. 퇴직 전 월평균 소득은 426만 원이었지만 퇴직 후 첫 번째 일자리의 월평균 소득은 269만 원으로 퇴직 전 소득의 63.1% 수준으로 줄었다. 퇴직 후 두 번째 일자리에서는 월 평균 244만 원, 세 번째 일자리에서는 230만 원을 받아 이직을 할수록 소득이 점점 낮아졌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생계를 위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뒤에도 완전히 은퇴하기까지 20년이 넘는 기간을 더 일하고 있다”며 “그만큼 퇴직 후 일자리가 중요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고 근로여건이 나빠 퇴직자들이 ‘노마드족’처럼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일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민기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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