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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어준 유시민 ‘깠다’고 프로그램 폐지한 이른바 진보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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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어준 유시민 ‘깠다’고 프로그램 폐지한 이른바 진보언론

동아일보입력 2018-04-17 00:00수정 2018-04-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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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TV라는 인터넷 방송사가 있다. 출자금을 낸 조합원 간의 협동조합 체제로 운영되며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이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된 언론사’를 표방한다. ‘콘돌리자 라이스를 강간해 죽이자’는 막말로 악명 높은 김용민 씨가 2012년 대선 때 제안해 이듬해 출범했다. 이 방송의 ‘까고있네’라는 프로그램이 지난달 시작돼 첫 방송에서 ‘천하제일 나쁜 놈 대회’를 주제로 삼았다. 그러나 김어준 유시민 정봉주 등 이른바 진보 논객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방송 2회 만에 퇴출당하고 콘텐츠도 삭제됐다.

이 프로그램 출연진의 비판은 특별하다고 할 것도 없었다. 유 씨가 2002년 대선 당시 개혁당 지도부였을 때 당 수련회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 여성 당원들이 들고일어나자 “해일이 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을 거냐”고 말한 건 오래전부터 비판받았다. 김어준 씨는 미투 운동에 보수 진영의 음모가 깔려있는 것처럼 모함하고, 정봉주 씨 관련 성추행 폭로 사건에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정 씨를 일방적으로 옹호했다.

이런 걸 비판했을 뿐인데도 국민TV 이사회는 ‘까고있네’ 제작진이 조합원을 위한 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작진에 정직 3개월, 견책 등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말로는 국민이 주인인 방송을 표방하면서 거칠 것 없다는 듯이 비판하다가 정작 그 비판이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쪽을 향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합원의 뜻을 거론하며 언론의 자유를 짓밟아 버리는 편협함을 드러냈다. 진영논리에 입각해 나와 다른 편은 무조건 공격하고 나와 같은 편은 무조건 옹호하는 것은 정치라고 할 수는 있을지언정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 비단 국민TV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를 표방한 많은 대안언론 내부의 억압적 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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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tv#김용민#까고있네#진보 논객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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