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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쇼크 아우성인데… 현장과 따로 노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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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쇼크 아우성인데… 현장과 따로 노는 정책

최혜령기자 , 유성열기자 , 변종국기자 입력 2018-01-16 03:00수정 2018-01-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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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화학공장은 이달부터 밤에는 공장을 돌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정규직 50명이 야간작업을 했지만 올해 들어 최저임금이 16.4% 급등하면서 공장을 풀가동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인건비가 싼 베트남으로 사업장을 옮기는 중이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해외 이전에 더 속도가 붙게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요즘 일손이 필요하면 외국인을 부르지 한국인은 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들어 최저임금이 역대 가장 큰 폭(16.4%)으로 오르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무인화 기기가 도입된 편의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사진). 변영욱 cut@donga.com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작된 고용 한파가 아파트 경비원, 식당 주인 등 자영업계뿐만 아니라 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원천으로 보고 있는 중소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야간 영업을 대폭 축소하는가 하면 치매환자를 둔 가족들이 요양사를 고용하는 시간까지 줄이면서 복지의 사각지대도 생겨나는 분위기다.



이는 동아일보가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름 동안 서울 경기 충북 일대 자영업계와 중소기업계가 겪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현장 취재한 결과다. 비정규직들이 대량 해고에 직면한 것과 더불어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잘 모르는 외국으로 진출하면서 근로자의 고용 불안과 기업가의 사업 리스크가 함께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해소한다면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11일 기준 이 자금을 신청한 사업주는 1200여 명에 불과하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사업체는 100만 개에 이르는데 실제 이 자금에 매력을 느끼는 사업주는 전체의 0.12%에 그친 셈이다. 소상공인들은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 때문에 ‘그림의 떡’에 불과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5일 최저임금 위반으로 3년 동안 한 번이라도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해당 사업주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벌주기식’으로 최저임금 대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소상공인 업계는 계도 기간도 없이 처벌부터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고통을 분담하자는 최저임금 합의의 정신을 외면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문턱을 낮추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영홍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업종이나 지역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률을 달리 적용했다면 지금보다는 충격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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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유성열·변종국 기자


#최저임금#정책#일자리#인건비#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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