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박근혜 前대통령 결국 ‘구속’…서울구치소 수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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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 수감됐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21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 구속은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이 번이 세 번째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43·사법연수원 32기)는 이날 오전 3시 4분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61·구속기소)와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298억 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또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 원을 내도록 강요(직권남용) △청와대 문건 등 기밀 유출(공무상 기밀누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직권남용) 등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모두 13가지다.

박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는 3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10분까지 8시간 40분간 이어졌다. 이는 1997년 판사가 직접 피의자를 심문하는 영장심사 제도가 시행된 이후 최장 심문 시간 기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영장심사가 길어지자 오후 1시 6분부터 1시간가량, 오후 4시 20분부터 15분가량 두 차례 휴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휴정 시간에 법정 옆 피의자 대기실에서 변호인들과 함께 김밥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 10층 조사실 옆 휴게실로 이동해 강 판사의 구속 여부 결정을 기다렸다.

영장심사에서 박 전 대통령 측 변론은 유영하 변호사(55·24기)와 채명성 변호사(39·36기)가 맡았다. 검찰 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 했던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47·28기)과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48·27기) 등 6명의 검사가 영장심사에 참석했다.

특수본은 대선 정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4월 중순 이전에 박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고 국정 농단 사건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5월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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