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이코노미스트誌 “日규제는 자해행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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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장]
中 희토류 수출제한 사례 언급하며 “日 근시안적 결정, 韓 국산화 촉진”
전세계 기술 공급망 악영향 지적도… 전략물자 관련 日주장 “설득력 없다”
中 왕이, 한일 외교적 해결 촉구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근시안적 결정이자 무모한 자해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이 화학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물질을 반출했다는 일본 측 주장도 ‘설득력 없다(a far-fetched claim)’고 일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최신호(20일자) 기사에서 수출 규제에 따른 한일 갈등을 소개하며 “일본의 수출 제한 결정은 ‘경제적으로 근시안적(economically shortsighted)’”이라며 2011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에 맞서 자체 투자를 확대해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한국 기업들이 승인을 받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이미 국내 화학제품 생산 촉진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더 넓은 지정학적 맥락에서 이번 일본의 ‘자해(self-harm)’는 더욱 무모하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주요 반도체 부품을 틀어쥐고 한국에 수출을 하지 않으면 그 고통이 전 세계 기술 공급망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일본 반도체 전문가 유노가미 다카시(湯之上隆) 미세가공연구소 소장도 미 전자전문매체 EE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수출 규제는 일본 반도체업계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다. 일본 정부가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에 다른 대통령이 있었다면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섰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맨 처음 한 일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기였다. 외교에 대한 미국의 줄어드는 관심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결국 양국 관계 개선은 두 나라에 달렸다. 영국과 프랑스 간 교역 규모보다 더 큰 연 800억 달러의 교역을 벌여온 양국 모두 뒤로 물러설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는 피해가 제한적인 만큼 상황을 완화하기에 늦은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모두에 자동차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18일 베이징 주재 아시아 대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아시아 국가는 어떤 갈등과 이견이 있어도 영원한 이웃”이라며 한일 양국에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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