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의 입’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으로…한국서 첫 임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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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끊임없는 마찰을 빚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신임 백악관 대변인으로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샴을 임명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그리샴 신임 대변인은 공석인 백악관 공보국장을 겸임하는 동시에 멜라니아 여사 대변인직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 공보국장, 대통령 부인 대변인 등 3개의 직함을 동시에 갖게 된 것.

세라 샌더스 전 대변인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공보 전권을 쥐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동안 꽉 막혔던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과 이스트윙(퍼스트레이디 집무동)의 관계가 활성화되면서 멜라니아 여사의 입지가 수직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샴 대변인은 첫 임무로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및 한국 방문에 동행하며 언론 브리핑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샴 대변인 시대의 대(對) 언론관계는 바람 잘 날 없었던 샌더스 대변인 시절보다 한층 더 시끄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해온 뼛속까지 충성파일 뿐만 아니라 홍보 베테랑이기 때문에 기자들과의 맞대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 정치인은 그리샴 대변인에 대해 “‘스테로이드 맞은 샌더스’라고 보면 된다”고 평했다. 몇 배 더 많은 에너지와 배짱으로 대통령의 ‘입’을 담당할 것이라는 얘기다.

애리조나 출신인 그리샴은 2015년 트럼프 후보의 대선 캠페인 초기 시절에 합류해 그를 백악관에 입성시킨 일등공신이다. 백악관 부대변인 시절부터 별명이 ‘집행자’로 통할 정도로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7년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가 개인별장 마러라고리조트를 방문했을 때 그리샴의 치밀한 행사운영 능력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콕 집어 “그녀를 나에게 달라”고 부탁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이 된 뒤에도 사회공익 캠페인인 ‘집단괴로힘 추방 운동’을 설계했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논란이 발생했을 때 멜라니아 여사에게 공식석상에 나서지 말도록 설득하는 등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그리샴 대변인 임명 소식을 처음 전한 것도 멜라니아 여사의 트위터였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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