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고객과 국민 신뢰 대한항공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8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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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부친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례 절차를 마치고 “하나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1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사장은 17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임직원 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한항공, 고객과 국민이 신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항공”의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울 신촌 세브란병원에서 영결식 등 장례절차를 마친 직후에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과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 셈이다.

온라인상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서는 “진심이 느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회장님이 일구어 놓으신 모든 것들 빛이 나게 이끌어 주십시오” 등 대한항공 직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조원태 사장을 지지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한 직원은 “부친상 치르자마자 바로 출근하셔서 이렇게까지 임직원에게 고맙다.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한다는 건 정말 진심인 듯 합니다.”, “사장님 힘내세요. 사장님의 이러한 진정성 있는 마음이라면 직원들도 더 잘 따르고 더 잘하려 할 것입니다. 더 행복하고 나은 미래를 위해 파이팅해요.” 등의 글도 올라왔다.

[전문]조원태 사장이 4월 17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

제목: 임직원 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회장님 집무실에 들어가면
여전히 그 자리에 회장님이 계실 것만 같습니다.
회장님께서 사용하셨던 모든 것들은 그대로인데,회장님을 뵐 수 없는 집무실 입니다.

텅 비어 있는 공간은 애써 누르고 있던
먹먹한 마음을 다시 차오르게 합니다.

저에게는 회장님이기 전에 아버지이셨습니다.
저 역시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지 못하던 부족한 아들이었습니다.

아빠가 되어 보니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갖는 이 마음으로
아버지도 저를 사랑하셨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살아 계실 적 회장님께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가슴 치며 한없이 후회했습니다.
깊은 슬픔에 경황이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 임직원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장례를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빈소와 각 분향소에서 조문해주시고
따뜻한 위로를 전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

수많은 조문객분들을 잘 맞이 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주신 임직원 여러분.

공항을 비롯한 국내외 현장과 하늘에서
마음으로 눈물로 함께 애도 해주신 임직원 여러분.

특히, OC빌딩과 서소문 사옥에서
이른 아침부터 도열하여
회장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 주신
수 천명의 임직원 여러분께
진한 감동과 깊은 감사를 느꼈습니다.

슬픔을 함께 하면 나눌 수 있다는 말의 참된 의미도
우리 임직원 여러분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마음 다해 감사 드립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한항공.
고객과 국민이 신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항공.
우리가 가야할 이 길을 위해
지난 날의 모든 아픔은 뒤로 하고
새로운 마음, 하나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합시다.

여러분이 함께 하기에 저는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조원태 사장 드림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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