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黨政의 잇단 시장 소통 행보, 정책 변화로 이어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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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어제 시중은행 은행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은행장들로부터 핀테크·빅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개혁 요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은행들이 핀테크 업체를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하는 등 민간 금융기업 요구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또 어제 오전에는 민병두 정무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36명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를 초청해 산업 현황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민주당은 다음 달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방북에 동행할 기업인 100여 명을 모집해 달라는 공문을 12일 전경련에 보내기도 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9일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과 부단히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며 매주 기업인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도 11일 “경제와 일자리를 위해 도움이 되면 누구든 만나고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시장 소통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됐다며 ‘적폐’로 몰던 전경련에까지 유화적인 손짓을 보낸 것은 지지부진한 혁신성장 성과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로 해석할 수 있다.

어제 전경련 전무는 여당 의원들에게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와 기업가 정신이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의원들도 공감했다지만 기업이 체감할 만한 정책 변화와 규제 혁파가 뒤따르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당장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을 과제로 떠안은 새 경제팀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지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천이 필요하다. 행동 없는 소통만으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는 없다.
#이낙연#핀테크#규제 개혁#홍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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