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의 SNS 민심]개헌 논의는 ‘선거 암초’를 돌파할 수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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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개헌은 과연 이루어질까.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헌 여부, 개헌 내용, 개헌 시기이다. 이 중에서 개헌 여부, 즉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대선 때마다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듯 개헌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개헌 내용 및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립이 만만치 않다. 각 정당의 향후 입지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시기와 관련해서는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 국민투표가 실시되는지에 따라 각 정당의 선거성적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개헌 논의는 국회 개헌특위가 활동해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지금은 사실상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개헌과 관련된 기사, 블로그, 카페의 문서 등을 수집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등 주요 정치 플레이어와의 동시 출현 빈도를 각각 살펴보면 개헌과 대통령의 동시 출현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직후 특히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보다 낮다.

개헌과 동시 언급되는 빈도를 놓고 2개 정당을 비교해보면, 최근에는 민주당이 한국당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볼 때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의지 표명으로 개헌 국면을 주도하고 있고, 여당인 민주당은 적극적 자세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당은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지방선거 동시 실시는 거부하며 다소간 수세적 상황에 직면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개헌 관련 온라인 문서의 단어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개헌이 거론되는 가운데 ‘지방분권’ ‘당론’ ‘지지’ ‘추진’ 등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개헌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승리’ ‘압승’ 등도 나타나는데 개헌과 지방선거가 연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한국당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중심으로 메시지가 나오는 가운데 ‘반대’ ‘사회주의’ 등이 눈에 띈다. 여당이 지방선거와 개헌안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거론되는 개헌안이 사회주의 헌법이 될 수 있다면서 거부의 명분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헌이 지방선거에 맞춰 실시되면, 국민의 관심이 선거 외에 개헌안으로 분산되어 선거 국면에서 야당의 정부여당 공세가 제약되고, 투표율은 매우 높아질 수 있어 여당은 나쁘지 않고, 야당은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있다. 국회가 개헌안 발의를 하지 않으면 정부 대표로서 대통령이 발의할 가능성도 있는데 한국당에서는 이를 부결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분권 개헌을 반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은 적잖은 부담일 것이다. 선거라는 암초를 만난 개헌 논의의 결론은 어떻게 될까.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개헌 논의#국회 개헌특위#더불어민주당#한국당#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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