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선 따라 두발로, 두바퀴로… ‘평창의 불꽃’ 민통선 밝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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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D-20]파주∼고성 최북단 성화봉송 시작
DMZ 유일 민간인 마을 지나 남북출입사무소, 통일대교로
구자열 회장… 가수 김창완, 北지뢰도발때 수색팀 이끈 군인
모두가 ‘평화 올림픽’ 한마음 기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가 한반도의 허리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밝혔다. 19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대한자전거연맹 홍보위원인 가수 김창완 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육군 1사단 정교성 상사(왼쪽)에게 ‘토치 키스’(앞 주자가 다음 
주자에게 불을 붙여 주는 것)를 하고 있다. 이날 성화 봉송에는 구자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도 동참했다. 
파주=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가 한반도의 허리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밝혔다. 19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대한자전거연맹 홍보위원인 가수 김창완 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육군 1사단 정교성 상사(왼쪽)에게 ‘토치 키스’(앞 주자가 다음 주자에게 불을 붙여 주는 것)를 하고 있다. 이날 성화 봉송에는 구자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도 동참했다. 파주=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북녘 땅이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이 건물에 설치된 전광판에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상징하는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아로새겨졌다. 평창에서 203km, 개성에서 16km 떨어진 도라산 부근에서 올림픽 성화가 훨훨 타오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평화의 불이 한반도의 허리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구역을 수놓는 순간이었다.

올림픽 성화가 지난해 11월 1일 국내 봉송 시작 이후 처음으로 민통선을 가로질렀다. 19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유일한 민간인 마을 대성동 ‘자유의 마을’(1.4km 구간)을 통과한 성화는 오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부터 통일대교 남단까지 민통선 안 4km 구간을 누볐다. 이날 파주에서 시작해 26일 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최북단 성화 봉송’의 일환이다.

군과 경찰의 호위 속에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시작한 성화 봉송은 민통선 밖 율동습지공원까지 14km 구간에서는 이색 자전거 봉송으로 진행됐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남과 북을 자전거의 두 바퀴로 생각하고 남과 북이 함께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염원을 담았다”고 했다.

첫 자전거 봉송 주자는 구자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LS그룹 회장)이 맡았다. 출입사무소 앞에서 불을 건네받은 구 회장은 자전거 뒤쪽에 설치한 거치대에 성화봉을 꽂은 채 페달을 밟았다. 구 회장은 연맹 홍보위원인 가수 김창완 씨에게, 김 씨는 2015년 북한의 DMZ 지뢰 도발 당시 수색 팀을 이끌었던 정교성 상사에게 각각 성화를 넘겨줬다.

이날 자전거 봉송에는 부주자 100여 명, 서포터스 600여 명도 동참했다. 서울지역 자전거 동호인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자신의 자전거를 4.5t 트럭에 실은 채 단체로 버스를 타고 민통선 안으로 들어왔다. 서포터스 성영옥 씨(73)는 “이 땅에서 다시 올림픽이 열린다니 영광스럽다. 그 덕분에 민통선 구경을 다 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혜순 씨(60)도 “민통선 성화 봉송을 시작으로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림픽 성화는 앞으로 경기 연천(20일), 강원 철원(21일), 고성(26일)에서 다시 민통선 안으로 들어간다.

파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성화봉송#평창올림픽#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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