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판사 “배려없는 人事로 공황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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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청소년 대부’ 8년만에 소년법정 떠나며 글 올려

‘비행청소년의 대부(代父)’로 불리며 가해 청소년에 대한 교화와 범죄 예방에 힘써온 천종호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26기·사진)가 최근 인사로 소년재판부를 떠나게 되자 아쉬운 심경을 글로 남겼다. 천 부장판사는 21일 지역판사 등이 속한 비공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예기치 않은 길을 나서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소년재판전문가에 대한 배려라고는 없는 인사로 사랑하는 아이들을 떠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소년재판을 계속하기 위해 부산가정법원에 잔류하는 신청 등을 했으나 생각조차도 하지 않은 부산지방법원으로 발령이 났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발령을 접하고 나니 온몸의 기운이 빠지면서 형언하기 어려운 슬픔이 밀려와 공황상태에 빠져버렸다”며 “낮에는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밤에는 잠 한숨 못 잔 채 뜬눈으로 일주일을 지새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8년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아이들을 더 이상 만날 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삶의 기쁨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고 적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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