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onga.com

같은 구역 4명 복부 팽창-호흡 곤란… 병원 “死因 모른다”
더보기

같은 구역 4명 복부 팽창-호흡 곤란… 병원 “死因 모른다”

이지훈기자 , 김윤종기자 입력 2017-12-18 03:00수정 2017-12-18 11:45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그래픽 김성훈 기자
16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미숙아 4명의 인큐베이터는 인접해 있었다. 3개는 일렬로 나란히, 1개는 바로 옆 줄 가운데 있었다. 총 22개의 인큐베이터가 있는 중환자실 중앙의 6개 인큐베이터 중 4개 인큐베이터에서 심정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16명의 미숙아가 치료를 받는 중이었고 6개 인큐베이터는 비어 있었다. 병원 측은 “사망한 4명은 가장 중증인 신생아들”이라고 설명했다.

○ “신생아 4명, 동시다발 심정지”

미숙아 4명이 잇달아 숨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로 17일 오후 병원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전날 오후 사고가 발생한 뒤 중환자실에 있던 신생아 12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퇴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인큐베이터의 조모 군(생후 6주)에게 처음 심정지 증세가 나타난 시점은 이날 오후 5시 44분. 의료진이 조 군에게 20여 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자 심장 박동이 돌아왔다. 7시 23분 조 군 옆 인큐베이터의 안모 양(생후 24일)에게서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 증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오후 8시경 조 군의 심정지가 재발했다. 백모 군(생후 5주)은 오후 9시, 정모 양(생후 9일)은 오후 9시 8분경 서맥 증상을 보였다. 얼마 뒤 4명 모두에게 심정지가 왔다. 이 4명은 오후 9시 32분부터 10시 53분까지 불과 1시간 21분 사이에 연이어 사망했다. 당시 중환자실에는 주치의 등 의사 3명과 간호사 5명이 있었다.


서울 양천경찰서와 유족 등에 따르면 숨진 신생아 4명은 모두 복부 팽창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병원 측은 “숨진 아이 4명이 동시에 같은 증상을 보였다. 심정지 등이 갑작스럽게 진행돼 우리도 당황스럽다. 사망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 측 연락을 받고 중환자실로 달려온 신생아 부모들은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사실을 통보받고 “다른 병원에 보내겠다”, “집단 감염 아니냐”고 고성을 지르며 오열했다.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이 이날 오후 11시 7분경 경찰에 집단 사망 사고를 신고했다.

○ “간호사가 장갑 안 끼고 배변 처리”

관련기사

유족들은 병원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숨진 정 양의 어머니 김모 씨(32)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망 당일 낮 딸아이의 배가 부풀어 있어 ‘가스가 찬 것 같다’고 간호사에게 말했더니 ‘별일 아니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중환자실 신생아의 부모들은 평소 병원 측의 위생관리가 부실했다고 말했다. 사망 사고 후 괴사성 장염 진단을 받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신생아의 어머니 정모 씨(36)는 “간호사들이 아이들의 배변을 처리할 때 위생장갑도 안 끼고 맨손으로 하는 걸 여러 번 봤다”며 “‘공갈 젖꼭지’를 아무 위생 조치 없이 선반에 그냥 올려두는 등 찝찝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생아의 보호자 남모 씨(38)는 “목동병원 측은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앞까지 휴대전화를 가져올 수 있게 했고 사진 촬영도 허용했다”며 “이번에 옮겨 간 병원에서는 중환자실 휴대전화 반입이 아예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 무연고 신생아 2명 16시간 이송 대기

고개 숙인 병원장 17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정혜원 병원장이 신생아 중환자실 미숙아 4명 사망 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고 후 신생아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중환자실 신생아 16명 중 숨진 4명을 제외한 12명 가운데 10명만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퇴원했다. 사회복지단체의 의뢰로 치료를 받고 있던 무연고 신생아 2명은 폐쇄된 중환자실에서 16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 보호자가 없어 옮길 병원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사고 다음 날인 17일 오후 4시가 지나서야 1명은 서울의료원으로 보내고, 나머지 1명은 입양이 결정돼 퇴원시켰다.

보건 당국은 중환자실 내 감염 가능성과 인큐베이터 생명 유지 장치 등의 장비 부실, 의료진 과실 여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신생아들도 격리 조치한 뒤 조사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나성웅 긴급상황센터장은 “과거 위생수준과 의료기술이 열악했던 시절 장출혈균으로 아이들이 한꺼번에 사망한 적이 있다. 과거 유사 사례와 비교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윤종 기자
#목동#중환자실#인큐베이터#이대병원#사망#신생아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

부동산 HOT ISSUE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