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트럼프 언급 ‘北핵시설 5곳’에 강선 포함 가능성 커”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1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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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 핵시설 모두 파악하기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핵시설 5곳을 언급했다고 밝히면서, 이미 알려진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 외 나머 3곳이 어떤 곳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나는 베트남에서 떠날 때 ‘아직 당신은 협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며 “왜냐하면 김 위원장이 북핵 시설 한 두 곳만 폐쇄하려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머지 3곳은 어떻게 할 거냐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2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곳이라는 숫자는 북한 내 핵생산 단지(nuclear production complex) 위치에 대한 추정치(vague estimate)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 프로그램은 핵무기 제조 및 실험장, 핵물질 및 핵탄두 생산시설, 핵탄두 재진입체 결합 등 방대한 범위의 시설로 구성돼 있는 만큼, 미국 정보 당국도 북한 내 모든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듯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북한 내 추가적인 비밀 핵시설은 강선 발전소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곳에서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 외곽에 있는 강선 발전소는 북한의 비밀 핵시설로 꾸준히 거론 돼왔던 곳이다. 전문가들은 이곳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안북도 박천과 태천, 황해북도 평산 등에 핵 시설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우라늄 농축 공장과 원심분리기는 확실한 특징이 없다. 따라서, 잘 숨길 수 있다. 핵무기 부품 공장 역시 눈에 띄는 특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숨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핵물질인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은 규모가 크지 않은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된 지하시설인 만큼 이 역시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언급했다.

반면, 재처리 시설(reprocessing plant)의 경우 고방사성 물질 및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필수적이고, 원자로의 경우 고열을 방출하는 만큼 완전히 은닉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켈시 데번포트 미국 군축협회(ACA) 비확산정책 국장 역시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 비밀 시설에서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이들 시설들의 구체적인 위치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사진 분석에서 북한이 운영하는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중 하나로 강선을 지목됐다. 이곳의 특징은 농축시설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북한 무기 프로그램의 일부인 비밀시설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데번포트 국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 정의에 핵탄두 운반체인 탄도미사일 제조와 실험장까지 포함하면 이와 관련된 시설의 수가 상당히 많아진다면서,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중요하기는 하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추가 비밀 시설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북측에 제시한 영변 이외의 핵시설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에 대해 북한도 놀라는 것 같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영변 시설 외에도 굉장히 큰 규모의 핵시설이 있다”며 “미사일이 빠지고, 핵탄두와 무기체계가 빠져서 합의를 못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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