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끼면 지저분” 대화상대 바꾸라는 北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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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 “美 다른 인물 나서라” 압박… 김정은은 신형무기 발사시험 참관
연이틀 군사행보… 對美 무력시위, 美국무부 “여전히 협상 응할 준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사실상 국가수반에 오른 뒤 보여주는 대미 압박 메시지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비핵화 대화 기간에는 자제하던 공개 군사 행보에 잇따라 나선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며 비핵화 카운터파트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였다”며 “앞으로도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해부터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며 비핵화 대화를 이어간 만큼, 김 위원장의 승인 없이 나오기 어려운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미국 국무부는 18일(현지 시간) 북한의 폼페이오 국무장관 협상 배제 요구에 대해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17일 국방과학원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 지도했다. 김 위원장이 인민군이 개발한 신형 무기 시험을 직접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16일)에도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 부대를 불시에 찾아 전투기 비행 훈련을 지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격 시험을 지켜본 뒤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면서 “우리 식의 무기 체계 개발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전했다. 미 정찰위성은 이날 평안남도 남포 일대에서 진행된 발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무기가 대전차용 로켓이나 미사일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폼페이오#김정은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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