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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막걸리라 못 부르고”…전통주도 틀어막은 주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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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막걸리라 못 부르고”…전통주도 틀어막은 주세법

뉴시스입력 2019-03-24 08:18수정 2019-03-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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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에 대해서만 유리하도록 돼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인해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주세법에 대해 전통주업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화하고 있는 주류시장 속에서 법 규정 자체가 지나치게 엄격하게 돼있어 새로운 제품 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세법상 주류는 탁주·양주·청주·맥주·과실주 등을 포함하는 발효주류와 소주·위스키·브랜디·일반 증류주·리큐르 등을 포함하는 증류주류, 그리고 기타주류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탁주는 흔히 서민들이 즐겨마시는 막걸리다. 최근에는 막걸리 시장도 성장하고 젊은층도 막걸리를 선호하는 추세가 되면서 다양한 향이나 재료 등을 첨가한 새로운 막걸리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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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막걸리에 향을 첨가하면 그 순간 탁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주종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주종이 바뀌면 여러 가지 여건이 달라진다. 발효주류 중 탁주·약주·청주와 전통주 등은 주세법에 따라 ‘특정주류도매업’을 통해 판매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기타주류의 경우 특정주류도매업이 아닌 ‘종합주류도매업’을 통해서만 판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통주업체들은 기타주류로 분류된 새로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려면 주로 거래하고 있는 특정주류도매상이 아닌 종합주류도매상과 새로 거래를 터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소주·맥주 등 단위가 큰 주류 제품들을 주로 취급하는 종합주류도매상들이 영세한 전통주업계가 시험적으로 만든 제품들을 취급해주는 것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결국 열심히 개발한 제품들이 제대로 빛을 보지도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세율도 문제다. 탁주(막걸리)로 분류되면 주세율이 5%이지만 기타주류의 경우 주세율을 30%로 적용받도록 돼있다.

이 때문에 막걸리에 향을 첨가해 기타주류로 분류되면 세율이 높아져 시중 판매가격도 높아지는 결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국순당이 2016년 선보인 ‘국순당 쌀바나나’와 ‘국순당쌀복숭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쌀을 발효시키는 막걸리 제조기법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지만 바나나 퓨레와 향을 첨가한 점 때문에 기타주류로 분류됐다.

이로 인해 주세법에 따라 국내에서는 ‘막걸리’라는 이름도 붙이지 못했다. 대신에 해외에서는 ‘바나나 막걸리’, ‘복숭아 막걸리’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결국 국내에서는 제품 출시 당시 2016년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막걸리를 취급하는 특정주류도매상들이 취급할 수 없어 유통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듬해에는 33억원으로 매출이 축소됐다.

가격 역시 30%의 세율이 적용되면서 보통 1300원 수준인 막걸리보다 400원 비싼 1700원으로 책정돼 경쟁력이 약화됐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탁주로 인정되는 범주를 넓히거나 아니면 특정주류도매상들도 막걸리를 기반으로 한 기타주류 제품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게 전통주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주류도매상의 경우 그동안 전통주업체와 거래가 없었고 소주·맥주·위스키 등의 주류를 취급하고 있는 만큼 막걸리 같은 제품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막걸리나 전통주 제조업체들로서는 기타주류로 분류된 제품들을 판매하려면 신규 거래상대를 새로 뚫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점이 전통주업계가 젊은층의 입맛에 맞춘 새로운 제품 개발을 꺼리도록 하고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화하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정주류도매업체들이 막걸리 기반의 기타주류들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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