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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권가도 좌우할 4·3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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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권가도 좌우할 4·3 보궐선거

이종훈 시사평론가 입력 2019-03-23 12:30수정 2019-03-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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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 전승 또는 1승 1패 땐 ‘꽃길’…2패 땐 ‘가시밭길’ 될 것
3월 1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4·3 보궐선거 통영·고성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한 정점식 후보의 사무소 개소식에서 정 후보와 함께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3월 21일부터 4·3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초미니 선거다. 국회의원 지역구 2곳, 기초의원 지역구 3곳에 불과하다. 국회의원 지역구 2곳은 모두 경남이다. 통영·고성과 창원성산이다. 통상 이 정도 규모면 정치권도, 언론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세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판이 커졌다. 왜 그럴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때문이다.

황교안의 올인

이번 보궐선거는 황 대표가 취임 이후 맞는 첫 선거다. 황 대표는 선거를 치른 경험이 없다. 그래서 당내에 선거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우려하는 이가 적잖다. 이런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총선을 주도할 수 있고, 차기 대권 당내 경선과 본선도 치를 수 있다. 피해갈 것인가, 정면 돌파할 것인가. 황 대표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역시 후자를 택했다. 아예 야전침대를 깔았다. 3월 11일 경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지시했다.

“이번 4·3 보궐선거에 총력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경남도당에 현장 집무실을 설치해주길 바란다.” “경남 창원 성산구에 작은 숙소를 하나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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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대표가 초미니 선거에 이처럼 초집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 덕에 이번 보궐선거의 정치적 의미도 커졌다.

친황계의 탄생

이번 보궐선거가 황 대표에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친황(親黃)’ 후보가 나서기 때문이다. 경남 통영·고성의 정점식 후보는 대검찰청 공안부장 출신이다. 공안통 검사 출신 황 대표가 가장 아끼는 후배다.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하며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TF’를 만들었을 때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TF팀장을 맡기도 했다.

정 후보가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승리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였다. 하지만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당원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정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하면 1호 친황계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것은 황 대표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 취약한 당내 조직 기반을 키워갈 계기가 된다. 현재 자유한국당 내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 다수가 황 대표를 지지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이들이다. 황 대표를 향한 충성도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것만큼 강할 수는 없다. 더욱이 친박계를 바라보는 국민적 거부감도 여전하다. 황 대표로서는 내년 총선을 계기로 친박계를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친황계’로 물갈이해야 차기 대선 당내 경선을 무사히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1호 친황계의 탄생은 그래서 중요하다.

정치력 검증

경남 통영·고성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왼쪽 사진)와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오른쪽 사진 왼쪽). [뉴시스]
이렇게 사력을 다했는데 패한다면 황 대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초미니 선거이기 때문에 당장에 책임론이 불거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력에 대한 회의론은 커질 테다. 이미 제기된 회의론에 더 큰 힘이 실린다. 이 경우 ‘올인’한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특히 정 후보가 패한다면 친황계 증식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정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뒤 해당 지역에서는 이미 다른 후보들이 경선 결과에 불복해 내분까지 빚어졌다. 그런데 패배해 텃밭을 내주고 만다면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정 후보의 경선 승리는 당내 친박계는 물론, 비박(비박근혜)계까지 긴장케 한 사변에 해당한다. ‘우리도 당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그래서 모두 황 대표를 지지하면서도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보궐선거에서 패한다면 이것을 근거로 황 대표를 견제하려는 분위기도 일부 나타날 것이다. 기존 텃밭이긴 하지만 통영·고성을 지킨다면 그래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테다.

단일화의 추억

경남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자유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후보 (왼쪽부터). [뉴시스]
창원성산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지역구였다. 여기서까지 자유한국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황 대표에게 확실히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 같다. 진보 진영이 분열된 상태로 선거를 치를 경우다. 진보 진영도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해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1차 시한은 투표용지가 인쇄에 들어가기 전날인 3월 25일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이번에도 단일화 협상은 난항을 거듭 중이다. 단일화 대상은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 민중당 손석형 후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후보만 단일화하더라도 승리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의당은 당초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 노회찬 의원을 추모하는 의미에서라도 그렇게 해주길 바랐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를 냈다. 여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는 데 대한 당내 비판론을 의식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양보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그런데 끝까지 완주를 고집해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에 의석을 내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문재인 정부 들어 유지해오던 적극적인 공조 노선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의 분노

보궐선거 와중에 선거제 개혁안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정의당이 사활을 거는 사안이다. 정의당의 오랜 꿈은 수권정당이다. 2016년 총선과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정당 득표율만큼이라도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면 수권정당에 한 발 다가서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조를 유지해온 이유도, 창원성산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에 강력 반발하지 않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본래 희망했던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아니지만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관철하기도 했다. 이 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성사시키면 일단 성공이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내에서 반대론이 제기되면서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창원성산까지 내주고 만다면 그동안 쌓아둔 분노가 한꺼번에 분출할 개연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조할 필요성도 사라진다. 노무현 정부 말기 지지율 하락에는 진보 진영의 지지철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재벌개혁 실패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이번에는 노동정책 후퇴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의당이 공조에서 이탈하고 나면 더불어민주당은 매우 곤란해진다. 그나마 정의당이 힘을 보태주고 민주평화당이 사안별로 동조해줘 개혁입법과 민생입법을 처리할 수 있었는데, 그 근간이 흔들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일화에 결국 응할 테고, 정의당 후보도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합의 시동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는 나눠 갖는 것이다. 통영·고성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가, 창원성산에서는 정의당 후보가 당선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최대 수혜자는 황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호 친황계가 탄생했을 뿐 아니라, 정치력도 어느 정도 검증된 것으로 평가받을 테니 말이다. 통영·고성에서 다른 후보들의 탈당까지 막아내는 데 성공한다면 황 대표의 정치력은 한 단계 성장할 것이다.

보궐선거 이후 황 대표가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길은 역시 보수 대통합이다. 황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건 구호도 ‘자유우파 대통합’이다. 2월 28일 대표 당선 뒤 가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통합을 강조했다.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당부터 통합하고 넓은 통합까지 차근차근 확실히 이뤄야 한다.”

통합 1차 대상은 바른미래당, 그중에서도 바른정당계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여야 4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제 개혁안의 처리 문제를 놓고 내부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선거제 개혁안 자체는 물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공수처법) 등과 함께 연동해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문제를 놓고도 반발이 커지는 중이다. 그 와중에 탈당 또는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고, 실제로 3월 14일에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충남 당진에서 시·도의원에 출마했던 바른미래당 소속 인사 5명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이른바 낮에는 바른미래당, 밤에는 자유한국당이라는 ‘주바야자’들이 바로 탈당과 입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황 대표가 바른정당계 국회의원을 상당수 입당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정치력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사라지면서 원톱으로서 지위도 확고해질 것이다.

대통합의 유혹

보수 대통합이 현실화하면 진보도 대통합 유혹을 느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에 따라잡히는 시점이 도래한다면 그때가 분수령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이미 발생했다. 그런 상태로 총선을 치른다면 과반 의석 확보가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후반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이때 다시 진보 대통합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차 대상은 민주평화당이다. 양측 모두 아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지만, 이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통합과 분리를 반복해왔다. 문 대통령도, 더불어민주당도 바라지 않는 일이지만 노무현 정부 말기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이 재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는 1월 13일 무소속 손금주, 이용호 두 의원의 입당을 불허했다. 불허 배경 가운데 하나는 민주평화당이 반발해 협치를 깰지 모른다는 우려였다. 민주평화당은 창당 이래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결정적 대목에서는 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합당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이번 보궐선거 국회의원 지역구 2곳에서 모두 자유한국당이 이기는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진보 대통합을 꽤나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하지 않을까. 얼마 전 충남 당진에서 발생한 용오름이 나비의 작은 날갯짓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는 것처럼, 이번 초미니 보궐선거 결과가 정계 대지각 변동의 발화점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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