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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한규섭]중국에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대책 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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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한규섭]중국에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대책 요구해야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입력 2019-03-16 03:00수정 2019-03-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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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11일 국회가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의 범주에 포함해 국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게 하고 일반인도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또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실에 공기정화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해양수산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이 공동으로 5년마다 ‘대기질 개선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모처럼 여야가 뜻을 모았고 필요한 처방들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냉랭해 보인다. 왜일까? 유권자들의 사회 문제에 대한 태도 형성에는 책임 소재가 중요하다. 즉, 문제를 야기한 책임(Causal Responsibility)과 해결할 책임(Treatment Responsibility)이 누구에게 있는지 묻게 된다.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해결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다.

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관위와 공동으로 245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5년간의 언론보도 약 680만 건을 분석했다. 지자체별로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함께 등장하는 빈도가 매우 달랐다. 가장 많이 출현한 단어 20위 안에 ‘미세먼지’가 포함된 대표적 지역은 경기 광주(11위), 충남 당진(12위), 태안(12위), 서천(14위), 인천 강화(15위), 충남 보령(16위), 경기 시흥(18위), 양평(18위), 평택(19위) 등이었다. 이 중 경기 광주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에 가까운 서해안 지역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1월 11∼1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초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 영향이 69∼82%였다. 일부 대기학자와 환경론자들은 국내와 외부 요인이 50 대 50 정도라는 결과를 제시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할 것은 해야 한다. 그러나 그 결과를 100% 수용하더라도 중국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마시는 미세먼지가 무려 두 배로 늘었다는 얘기다. 중국 내 미세먼지는 몇 %가 한국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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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중국 책임론’이 비등하다. 1월 22∼24일 실시된 갤럽 설문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4%가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해 ‘국외 유입이 더 많다’고 답했고 나머지 22%도 최소한 ‘둘 다 비슷하다’고 답했다. 반면 ‘국내 발생이 더 많다’고 답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심지어 20대 여성은 무려 80%가 ‘국외 유입이 더 많다’고 답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발표와 일치하는 인식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대책은 어떻게 중국을 압박해 자국 내 미세먼지 감소에 책임 있게 나서도록 유도할 것인지가 핵심이어야 한다. 반면 국회에서 통과시킨 법안들은 물론,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 대부분은 ‘중국’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애써 비껴가고 있는 듯하다. 솔직히 일반인들이 LPG차를 구매하고 해수부와 환경부 장관이 대기질 개선 종합계획을 내놓고 ‘수도권 차량 2부제’와 ‘공사장 조업 단축’ 등을 실시한다고 우리 아이들이 마시는 미세먼지가 대폭 줄어들 것인지 의문이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 외교적, 경제적 이득과 연결시켜 정책적 판단을 할 때 유권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이미 10년 전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통해 경험한 바 있다. 분노한 국민 여론으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은 10% 후반대로 급락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수장으로 하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기구위원회’ 구성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은 매우 반갑다. 반 전 총장을 수장으로 한다는 것은 미세먼지 문제를 진영을 넘어선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중국과의 ‘환경안보’ 문제로 인식한다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신속하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미세먼지 관련 연구 결과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공조해 국민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중국에 당당히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요구할 때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미세먼지#중국#lpg차량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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