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기난사범 “한·중·일 같은 단일민족국 원해…이민자에 대한 복수”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5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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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테러범 마니페스토 공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알 누르 이슬람 사원 등에서 15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수십명의 인명피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테러범의 마니페스토(선언문)가 온라인에 공개됐다.

87장에 달하는 마니페스토에서 테러범은 자신을 “28세, 호주 국적의 평범한 백인 남성”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민자에 대한 ‘복수’라는 표현을 다수 사용했다.

2년 전부터 이번 테러를 구상했으며, 장소 선정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3개월이 걸렸다고도 밝혔다.

테러범의 마니페스토는 ‘머리말’, ‘질의응답’, 범행 ‘동기’와 ‘계획’ 등 논문식으로 구성됐다. 그가 얼마나 오랜 기간 이번 범죄를 구상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의 범행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듯 마니페스토에 이민자 문제에 대한 위키피디아, 온라인 뉴스 등의 주소도 첨부했다.

“출산율이다. 출산율이다. 출산율이다”로 시작되는 머리말에서 그는 줄어드는 백인 출산율과 늘어나는 이민자 출산율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이는 유럽인에 대한 공격”이라며 “결국 유럽에서 완전한 인종적·문화적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를 감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의 땅이 그들(이민자)의 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2017년 이슬람 테러로 사망한 11세 스웨덴 소녀의 실명을 언급하며 “에바 아카룬드에 대한 복수를 위해”라고도 썼다.

“우리 민족의 존재, 그리고 백인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범행이 자신의 ‘명성’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9·11 테러범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자신은 잊혀지겠지만, 자신의 테러로 이민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그는 밝혔다. 또 이민자들이 이번 테러로 공포를 느끼고, 이를 통한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백인의 정체성을 바로 세운 사람’으로서 존중하며, 이민자에 반대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를 찬성한다고도 밝혔다.

다양성에 대한 혐오도 나타냈다.

그는 결국 사람들은 같은 민족끼리 의지하게 된다며 다양성은 누구에게도 ‘강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과연 다양성이 힘을 발휘한다면 어떻게 “중국, 일본, 대만, 한국과 같은 단일민족 국가가 21세기 가장 지배적인 국가로 등극할 수 있었겠냐”며 반문했다.

그는 한 민족의 통일성, 통합성, 신뢰, 전통, 민족주의야 말로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고도 말했다.

‘살해해야 할 1순위 목록’에 이민자 포용 정책을 펼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유럽 내 가장 큰 이슬람 단체의 지도자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그리고 파키스탄계인 사디크 칸 런던시장을 적어 놓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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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기난사범, 테러하러 가는 자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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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SNS에 게재한 범행 영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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