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읶메뜨·귀띠머신·ㄱㅊㄴ?”…‘10대 은어’에 꽂힌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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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14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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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괄도네넴띤·냐·냠 등 온라인 은어 활용 ‘신조어 마케팅’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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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 1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은어를 활용한 ‘신조어 마케팅’ 열풍이 거세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와 지나친 한글 파괴라는 비판이 맞선다.

위메프는 지난 13일 초특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위메프’ 대신 ‘읶메뜨’라고 표기하는 신조어 마케팅을 선보였다.

초특가 이벤트 품목으로 일리 커피머신은 ‘귀띠머신’으로, 호식이 두마리 치킨을 ‘호식이 득마리 치귄’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하루 종일 ‘읶메뜨’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급식을 먹는 1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은어를 뜻하는 ‘급식체’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초성쓰기가 대표적인 급식체 유형이다. 인정을 초성만 따서 ‘ㅇㅈ’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글자바꾸기 유희인 ‘야민정음’도 급식체로 통한다. 야민정음은 어떤 단어의 글자들을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 바꿔아 쓰는 것을 말한다. ‘멍멍이’를 모양이 비슷한 ‘댕댕이’로 표기한다.

앞서 ‘팔도비빔면’으로 유명한 팔도는 야민정음을 적용한 ‘괄도네넴띤’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SNS상에서 팔도비빔면 포장지 글씨체가 ‘괄도네넴띤’처럼 보인다는 반응이 화제가 되면서 팔도가 아예 제품명으로 사용한 것이다.

‘괄도네넴띤’은 기존 비빔면보다 5배 매운 제품으로 지난 2월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지 만 하루도 되기 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다. 이같은 인기에 이달부터는 대형마트, 편의점, 대형 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에서도 판다.

신세계 SSG닷컴의 ‘쓱’ 마케팅도 신조어를 활용한 전략이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다. 신세계의 영어 줄임말인 SSG는 별 특징없는 ‘네이밍’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6년 SSG를 한글로 표현한 ‘쓱’ 광고를 선보이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롯데면세점도 신조어 마케팅에 가세했다. ‘롯데듀티프리’(LOTTE DUTY FREE)의 영어 단어 첫 글자 LDF에서 D를 밑으로 내리면 한글 ‘냠’으로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 ‘냠’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모델 방탄소년단 효과를 이어가고자 이들을 주연으로 기획한 새로운 냠 캠페인 ‘렛츠 두 썸띵 펀(Let’s Do something Fun)‘ 영상도 선보였다. 최근 모델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광고를 선보이면서 ’냠(L, D, F)‘ 모양의 런웨이를 걷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리기도 했다.

패션회사 LF도 브랜드 영문 이름이 한글 ‘냐’처럼 보인다는 데 착안해 ’냐‘ 광고 시리즈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현대H몰은 지난해 10월 생활용품 PB브랜드인 ’ㄱㅊㄴ‘을 선보였다. ’ㄱㅊㄴ‘는 ’괜찮네‘의 초성을 브랜드화한 것이다.

중기부 산하의 공영홈쇼핑도 최근 초성을 활용한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번 디자인은 공영쇼핑의 초성인 ’ㄱㅇㅅㅍ‘ 만으로 이뤄진 게 특징이다.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11월부터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인 ’공영쇼핑‘을 개발해 사용해왔다. 방송, 쇼핑백, 포장박스 등에 새 브랜드 디자인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신조어 마케팅이 젊은 층에게 효과적으로 소구하면서 신선한 마케팅이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기업이 한글파괴에 나선다는 점에서 비판론도 만만찮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들이 ’놀이문화‘에 열광하면서 화제가 되는 신조어 마케팅이 SNS 등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전파되면서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인들은 “온라인 은어가 마치 제대로된 국어 표기인 것처럼 둔갑하는데 기업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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