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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윤완준]美가 아무리 막고 싶어도 다른 ‘화웨이’ 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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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윤완준]美가 아무리 막고 싶어도 다른 ‘화웨이’ 또 나온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입력 2019-02-11 03:00수정 2019-02-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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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앞으로 중국에서 화웨이 같은 기업이 계속 나타나고 갈수록 많아질 겁니다. 걸핏하면 강제로 화웨이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는 것이 공정합니까?”

10일까지였던 중국의 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무원 주최 기자 간담회.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출신 장옌성(張燕生)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화웨이를 “중국이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면서 등장한 글로벌 규범에 부합하는 전형적인 시장경제 기업”이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정말 그런 기업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화웨이는 미래 중국의 전형적인 기업” “화웨이 같은 기업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는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전방위로 화웨이를 “목 졸라 죽이려 한다”(지난달 29일 중국 외교부 반응)지만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화웨이 같은 세계 1위 수준의 중국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소셜미디어 위챗. 호주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위챗을 통해 프로파간다를 퍼뜨려 호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하지만 위챗 이용자는 전 세계 10억8200만 명에 달한다. 15초짜리 영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중국의 애플리케이션 더우인(@音). 미국의 한 연구소는 최근 “더우인의 해외판인 틱톡이 수집한 이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폭발적 인기인 이 앱은 이미 전 세계 5억 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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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유럽연합(EU) 반독점 심사국에 의해 부결됐지만 프랑스 알스톰과 독일 지멘스는 합병을 추진해 왔다. 프랑스와 독일의 대표적 철도기업이 합병하려던 이유가 놀랍다. 세계 1위 철도기업인 중국 중처(中車)그룹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AFP는 이를 전하면서 “무인기 스마트폰 가전기기 비행기 생산, 농업, 에너지 분야까지 정부 지원을 받은 중국 대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기세등등하다. 서방 기업들이 필적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옌성의 지적처럼 ‘중국의 수많은 화웨이’들을 모두 세계 시장에서 보이콧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게다가 중국은 화웨이 사태로 미국과의 기술패권 전쟁을 사활을 건 국가전략 차원으로 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기업 ZTE를 제재할 때만 해도 중국 정부 당국자는 기자가 참석한 한 모임에서 “기업의 문제다. 문을 닫든 기업이 해결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젠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29일 간담회에서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쑨쉐궁(孫學工) 소장은 “화웨이 사태는 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 규모가 미국에 가까워지는 중국을 미국이 어떻게 대하는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옌성은 “올해 미중 관세전쟁이 규칙전쟁으로 변하면서 정치적으로 충돌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규칙전쟁은 미중이 세계 무역 및 시장 규범을 서로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다 충돌하는 것이다. 이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에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북핵 문제 위주로 미중 관계를 보는 한국에선 이런 충돌 위험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듯하다. 북핵 문제가 현재로서는 미중이 거의 유일하게 협력적 태도를 유지하는 분야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미중이 관세전쟁 중단을 일시 합의하더라도 미중 간의 근본적 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이런 세계적 격변의 전조를 제대로 짚고 있는지 의문이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화웨이#중국 기업#미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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