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구석구석 CCTV… 부릅뜬 ‘시민안전 천리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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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도시안전통합센터 르포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시 도시안전통합센터’에서 11명의 모니터링 요원이 시내 구석구석에 설치된 9600여 대의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며 범죄와 긴급 상황의 징후가 있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시 도시안전통합센터’에서 11명의 모니터링 요원이 시내 구석구석에 설치된 9600여 대의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며 범죄와 긴급 상황의 징후가 있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아, 사람이 쓰러졌다. 무슨 일이지?”

8일 오후 3시 20분경. 조용하던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시 도시안전통합센터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상황실에는 갑자기 긴장감이 흘렀다. 수원시 향교로 27 원룸 골목에서 길을 걷던 5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해당 구역을 모니터링하던 김현자 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고, 몇 분 뒤 순찰차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남성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세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처가 없었다면 이 남성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2시 17분경에는 수원시 인계동 CGV 건물 근처에 설치된 안전부스에 한 30대 여성이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안전부스 속 구조요청 비상벨을 누르자 통합센터에 전달됐고, 상황실 모니터링 요원은 곧바로 인계파출소에 출동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전 남자 친구로부터 데이트폭력 위협을 받던 이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수원시는 2012년 4월부터 도시안전통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CCTV 통합관제상황실과 스마트시티 상황실, 교통정보 상황실 등을 같은 건물의 같은 층에 모아서 통합한 것이다. 범죄와 화재, 교통사고 등 긴급 상황으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통합센터에서 관리하는 CCTV 대수만 지난해 기준 3251곳, 9693대다.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다. 통합센터에는 모니터링 요원 44명이 4개조 3교대로 근무한다. 수원남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은 2교대로 업무 지원 등을 한다.

통합센터 모니터링 요원 이미경 씨는 “초저녁에는 원룸이 밀집해 있는 세류동 지역을, 새벽 시간대는 유흥가가 집중돼 있는 인계동 지역을 집중적으로 본다”며 “사람과 주변 상황을 놓치지 않고 봐야 하기 때문에 다른 모니터링 요원과도 긴밀하게 협업한다”고 설명했다.

통합센터에 파견된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임채천 경위는 “CCTV 영상이 사건의 흐름과 객관적인 팩트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모니터링 요원들이 범인 검거와 긴급사건 발생 등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센터는 질 높은 모니터링으로 범죄 검거 실적이 매우 높은 편이다. 2016년 4924건의 CCTV 영상자료를 경찰에 제공해 강력범죄, 교통사고, 절도, 성범죄 등 224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2017년에는 6825건을 제공해 889건을 검거했고, 지난해에는 8959건을 제공해 1477건의 실적을 올렸다. 통합센터 운영 이후 수원시는 ‘강력범죄 도시’라는 낙인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통합센터에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이 구축됐다. 통합플랫폼은 경찰서, 소방서 등에 사건 사고가 접수되면 통합센터가 사건 사고 지점 주변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유관기관이 이 영상을 보면서 상황에 맞게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화재가 났을 경우 통상적으로는 화재 지점과 가장 가까운 소방서에만 출동지령을 내린다. 그러나 통합플랫폼 구축으로 영상에 보이는 화재 규모가 클 경우 소방차와 진압인력 등을 조정해 효율적으로 화재 진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윤병철 통합센터 영상정보팀장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을 CCTV 관제실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수원시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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