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손혜원 인사압박’ 사실상 시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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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과 친분 나전칠기 장인의 자녀, “작년 6월 추천… 채용은 안해”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인사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국립중앙박물관이 22일 사실상 시인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손 의원이 작년 6월 박물관을 찾아와 나전칠기 연구 복원에 대한 사업을 이야기하며 국립민속박물관 소속인 학예연구사 A 씨의 전문성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추천했다”며 “연말 정기인사 교류 시 해당자를 검토했으나 교류 분야가 맞지 않아 선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손 의원이 A 씨를 ‘추천했다’고 표현했지만, 여러 중앙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손 의원은 지난해 6월 중앙박물관을 찾아가 “A 씨를 받으라”며 상당한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질의에서 “도쿄예대에서 박사를 받은 전문가가 수리를 못한다고 인격적인 모독을 받고, 민속박물관에서 행정업무를 하고 있다. 유물 수리에 최고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가진 인재”라고 A 씨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A 씨는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에 재직하던 중 나전칠기 보존 과정에서 원형 훼손 문제를 일으켜 2016년부터 보존 업무에서 배제됐다. 현재 섭외교육과에서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A 씨의 부친은 경남 통영시에서 활동한 나전칠기 장인으로 손 의원의 한국나전칠기박물관 개막특별전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해 손혜원 의원실이 관여한 일본 쇼소인(正倉院·정창원) 학술대회와 공주 옻칠갑옷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가했다. 지난해 5월과 11월에는 손 의원과 일본 출장을 함께 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국립중앙박물관#‘손혜원 인사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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