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폭행’ 조재범 “맹세코 악의 없었다…눈앞에 나타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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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8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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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전 코치. 사진=스포츠동아
조재범 전 코치. 사진=스포츠동아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가 폭행을 범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37)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며 눈물을 흘린 가운데, 조 전 코치는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조 전 코치의 상습폭행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심석희는 “그동안 피고인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며 입을 열었다.

조 전 코치의 폭행이 수면에 오른 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던 지난 1월 중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다.

그러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이던 심석희가 그 자리에 불참하면서 의문이 제기됐고, 확인 결과 심석희는 하루 전 조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조 전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며 “평창올림픽 전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고,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심석희는 증언 도중 감정이 격해진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가 월드컵 대회에서 자신의 스케이트 날을 교체해 경기력을 떨어뜨리거나 대회를 앞두고 폭행한 것 등이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조 전 코치 측 변호인은 ”조 전 코치는 심석희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했던 것”이라며 “조 전 코치가 스케이트 날을 바꿔치기했다거나 올림픽 경기장에 나타났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1심 선고를 받은 뒤 석 달간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 심석희가 원한다면 눈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코치는 올 1월 중순 훈련 과정에서 심석희 등 선수 4명을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9월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조 전 코치의 선고는 내년 1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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