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용태, 이례적 ‘셀프물갈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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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7일 1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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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쇄신 칼자루 쥔 김용태 “내가 결단하지 않으면 일 안돼”

김용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8.12.15/뉴스1 © News1
김용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8.12.15/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인적쇄신’ 명단에 인적쇄신 칼자루를 쥔 김용태 사무총장(조강특위원장)이 포함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 체제의 핵심인 김 사무총장이 이번 쇄신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셀프물갈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 15일 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12명과 김무성·권성동 의원 등 비박계 9명 등 현역 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기로 발표했는데 여기에 비박계 복당파 핵심인 김 사무총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사무총장은 김병준 비대위원장 영입 당시 핵심적 역할을 할 정도로 김 위원장과 가깝다.

김 사무총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어제 당의 결정으로 서울 양천을 당협위원장 지위를 상실했다”며 “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 총선 출마 후 내리 세 번씩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주신 양천을 지역을 떠난다”며 “그간 보잘것없는 저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격려, 평생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나라와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정치로 그 은혜를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조강특위가 밝힌 김 사무총장에 대한 물갈이 이유는 ‘당 분열 사태 책임’이다. 이진곤 조강특위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사무총장은 (바른정당 분당 사태 당시)제일 먼저 탈당을 했다”며 “분당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선도 탈당을 한 바 있다.

이 위원은 그러면서 김 사무총장이 ‘셀프 물갈이’를 자처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사무총장은 조강특위 위원장을 맡는 순간 ‘자신은 희생되어야 한다’는 각오를 했었다”며 “그래서 저희들에게 ‘저는 아무 미련 없다. 저는 언제든지 내려놓을 수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늘 얘기를 해왔다”고 밝혔다. 결격사유가 있는 자신이 살 경우 중진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결단에는 김병준 위원장과의 교감도 있었다고 한다. 김 사무총장과 가까운 한국당 관계자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가 결단하지 않으면 일이 안된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며 “먼저 결단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정치인 김용태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이제 시선은 김 사무총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로 옮겨진다. 당 일각에서는 지난달 29일 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총선 험지출마론’을 언급한 만큼 본인 역시 차기 총선에서 험지에 차출되어 정치적 승부수를 걸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지금은 그런 얘기를 언급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 참석, 당의 인적쇄신 결정에 대해 “당이 힘들게 내린 결정을 다음 당대표가 쉽게 번복할 수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에 배제된 분들도 공천까지 남았고 그 분들이 어떤 일을 할지 모른다. 다만 이 순간 힘들게 내린 결정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우리 정치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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