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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부모님, 공기좋은 시골 사셨는데 단명…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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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부모님, 공기좋은 시골 사셨는데 단명…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양종구기자 입력 2018-12-15 14:00수정 2018-12-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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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역주하고 있는 안덕상 씨. 안덕상 씨 제공.
아버지 어머니께서 만 62세에 세상을 등진 사실에 자극을 받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10여년. 그는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에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의 꿈인 풀코스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을 달성할 정도로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2018년 동아마라톤올해의선수상 시상식(12월 5일)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안덕상 씨(63) 얘기다. 그는 70세까지 서브스리 기록을 유지하는 게 최대 목표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공기 좋은 시골에서 사셨는데 비교적 단명했다. 유전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등산 등 운동을 했지만 뭔지 부족한 것 같았다. 그 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달렸다. 5km, 10km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거리를 늘렸고 2005년 10월 국제평화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처음엔 관절에 통증이 왔다. 내 체중이 77.8kg으로 과체중이었다. 하지만 계속 달리니 괜찮아졌다. 전문가들이 마라톤 초기엔 안 쓰던 근육을 쓰다보니 통증이 올 수 있는데 달리면 주위 근육이 발달해 안 아프다고 했다. 진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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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았다. 혈액 검사 80여 가지를 했는데 질병과 관련된 어떤 증상도 없었다고 한다. 체중도 63.4kg으로 14kg 넘게 빠졌다. 삶의 질이 달라졌다.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고 한다.

“하루에 10km 이상 달린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성경을 보고 기도한 뒤 6시나 6시30분부터 달린다. 그리고 저녁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보강한다.”
한 마라톤대회에서 역주하고 있는 안덕상 씨. 안덕상 씨 제공.

레그 프레스(Leg Press)와 레그 익스텐션(Leg Extension), 레그 컬(Leg Curl), 스쿼트(Squat), 칼프 레이스(Calf Raise), 복근운동. 이 6가지는 꼭 빼놓지 않고 하는 보강운동이다. 다리 근육 및 무릎 주변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다. 무릎 주변 근육이 튼튼해야 달려도 무릎에 이상이 없다.

“처음 달린 땐 팔이 아파 수건을 목에 매고 팔을 걸고 달린 적도 있었다. 팔 치기를 잘 하려면 팔도 힘이 필요하다. 팔 주변 근육을 키우는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안 씨는 지금까지 풀코스 75회를 완주했다. 2012년까지 연 1,2회를 풀코스를 달리거나 2년에 한 번 완주했다. 2013년부터 연 10회 이상 달렸다. 2007년부터는 국내 최고 권위의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에 계속 출전하고 있다.

“2013년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처음 서브스리를 기록했다. 그동안 혼자 하다 2012년 중순 러닝아카데미에 가입해 열심히 훈련했다. 그해 10월 3시간1분51초를 기록했다. 겨울에 남산에서 열심히 달려 이듬해 3월 꿈에 그리던 서브스리를 달성했다. 세상을 다 얻은 듯했다.”

2시간59분09초. 욕심은 욕심을 낳는다. 2013년부터 풀코스 완주 횟수를 늘리고 2015년 풀코스 15회를 달리다 병이 났다. 관리를 잘 못한 탓이다.

“솔직히 마스터스마라톤을 지도하는 사람들 중에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잘 달린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데…. 엉터리인 경우가 많다. 2015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54분55초를 기록했다. 그런데 속칭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은 뒤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59분대를 기록했다. 오히려 뒤 처진 것이다.”

200m, 400m 인터벌트레이닝에 이어 1km 인터벌트레이닝, 3km 인터벌트레이닝까지 시켰다. 1km 7~8개, 3km 5개.

“나중에 엘리트선수 지도자에게 물어보니 ‘선수들도 그렇게 안 시킨다’고 했다. 따라하다 보니 기록이 단축돼 계속 했는데 결국 병이 났다.”

60세를 넘겨서도 잘 따라해 대견하다고 했는데 결국 무리를 한 것이다. 2016년엔 완전히 망쳤다.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역주하고 있는 안덕상 씨. 안덕상 씨 제공.
“어설픈 감독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2016년 초반 몸이 좋았다. 그런데 서울국제마라톤 3주를 남겨두고 3km 인터벌트레이닝 5세트를 하다 햄스트링 올라와 6개월 치료를 받았다.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2017년엔 다른 일을 하다 손가락을 다쳤고 8월엔 발가락이 골절돼 핀까지 박았다.”

안 씨는 2017년 10월 발가락에서 핀을 뽑은 뒤 2018년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 ‘올인’했다. ‘재기를 하느냐 마라톤을 그만 두느냐’에 갈림길이었다고 했다.

“발가락에 통증이 와 달릴 수가 없어 스쿼트 등 근육운동을 많이 했다. 6가지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했다. 봄이 올 때쯤부터 몸이 좋아졌다.”

안 씨는 올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54분 35초를 기록하며 전체 153위에 올랐다. 2시간 54분 35초는 개인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당시 60세를 넘긴 참가자 중 서브스리는 안 씨가 유일했다. 그는 10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57분 39초로 31위를 했다. 2018동아마라톤올해의선수상에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이유다.
12월 5일 열린 2018 동아마라톤올해의선수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 받은 안덕상 씨(왼쪽에서 다섯 번째).사진부 변영욱 기자
12월 5일 열린 2018 동아마라톤올해의선수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 받은 안덕상 씨.사진부 변영욱 기자

2007년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동아마라톤올해의선수상 수상자는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고, 10월 동아일보 주최 대회(공주, 경주국제)에도 참가한 마스터스참가자들 중에서 선발한다. 대회 기록과 마라톤을 위해 노력한 점, 자원봉사와 기부 등 사회 활동도 주요 평가 요소다. 최우수선수상은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남녀 연령별 우수선수상 수상자 중에서 뽑는다. 안 씨는 장애인 직업교육과 생활지원, 육상 꿈나무 발굴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시행착오’를 통해 마라톤을 배웠다고 했다.

“알았으면 다칠 정도로 무리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다쳐 인터벌트레이닝을 하지 않고 근육 운동을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 심한 인터벌트레이닝은 부상으로 이어졌다. 하체 근육을 잘 키우고 적절하게 달리는 나만의 훈련법을 터득했다. 제대로 달리려면 제대로 된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

그는 잘못된 마라톤문화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전국에 마라톤사관학교가 여러 개 있다. 잘 가르치는 곳도 있지만 엉터리인 곳도 있다. 특히 기록이 안 되는 사람들 서브스리 기록을 만들기 위해 속칭 ‘밀어주기’까지 한다. 밀어주기는 3시간 언저리 기록을 가진 사람을 결승선을 앞두고 뒤에서 잘 달리는 사람이 밀어주는 행위다. 이렇게 기록을 만들면 무슨 의미가 있나? 마라톤은 조력행위가 있으면 실격이다. 각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이런 편법을 쓰는 사람들을 가려서 징계해야 이런 잘못된 문화가 없어질 것이다.”

안 씨는 축구를 하다 오른쪽 인대를 다쳐 양쪽 발길이가 다른 가운데서도 서브스리를 하고 있다.

“오른쪽 다리가 항상 벌어진 채 달린다. 힘이 들면 더 벌어진다. 남들이 볼 땐 이상하다고 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서브스리를 기록했다. 마라톤은 힘든 고비를 참고 넘겨야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절대 서브스리 못한다. 힘들다고 중간에 훈련에 빠지면 절대 안 된다. 서브스리를 하기 위해선 삶 자체가 달리기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그는 달리기를 혼자 즐기기에 최고의 스포츠라고 했다.

“골프와 등산, 테니스, 축구…. 여러 스포츠를 다 해봤는데 혼자 즐기기엔 달리기가 최고다. 비나 눈이 와도 밤이나 낮이나 언제든 할 수 있다. 바로 문 밖을 나가면 시작되고 아니면 피트니스센터에서 하면 되니 시간도 절약 된다. 몸과 마음을 순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가 달리기다.”

장교로 군입대한 그는 군공무원으로 최근 은퇴했다. 군 생활을 하며 목사 안수를 받아 목회 활동도 하고 있다.

“동아마라톤 등 메이저대회 참가 때를 제외하고는 토요일이나 공휴일 대회에 주로 참가한다. 아침에 예배 못하면 저녁에 하면 되는데 가급적 일요일엔 목회활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안 씨는 기독교 목사들에게 ‘마라톤대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교회의 영향력을 감안해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대회를 만들어 달라는 호소다.

“목사, 전도사는 물론 교인들도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도 건강해지나. 그런 의미에서 교회에서 마라톤대회를 만들기를 바랐다.”

대전 새로남교회가 매년 ‘대전새로남 행복마라톤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성공적이다. 안 씨는 “오정호 목사가 주관해 잘 하고 있다. 토요일 젊은 청년들을 포함해 다양한 계층이 참가해 건강과 우호를 다진다. 다른 목사님들도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씨는 2016년 보스턴마라톤과 북경마라톤을 완주했고 2017년엔 일본 이부스키마라톤, 올 1월 중국 하문마라톤 등 해외마라톤에도 출전하고 있다. 다른 나라 마라톤 문화를 느끼고 싶어서다. 2020년엔 시카고마라톤에 출전한다. 이번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

“2008년 내가 잠시 보살핀 고아 아이가 시카고에 살고 있다. 당시 한 사회복지 단체의 위탁을 받아 생후 1개월 된 아이를 11개월까지 돌봐줬다. 돌이 되기 전에 해외입양을 해야 해 약 10개월 키웠는데 그 입양 부모와 인연을 맺게 됐다. 시카고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하는 부부였다. 그 부부는 우리나라에서 5명을 입양했다. 내가 보낸 아이가 두 번째였다. 지난해 11월 다섯 번째 아이를 데리러 왔을 때 만났는데 시카고에 방문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간다고 했다.”

왜 내년이 아니고 2020년일까?

“아이들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서브스리를 기록하고 싶어서다. 2016년 보스턴에선 3시간19분대를 기록했다. 보스턴 때는 60대 이상 연령대로 참가했다. 시카고에서는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좋은 랭킹에 오르고 싶다. 내가 열심히 달리는 모습을 보여야 그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다. 나도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70세에도 서브스리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 70세에 서브스리를 기록한 사람이 딱 2명 있다. 사실 쉽지 않다. 못할 확률이 70~80%, 아니 그 이상일 수 있다. 다만 목표가 있어야 달리는 것도 즐겁다. 내가 좀 무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내가 설정한 목표를 위해 달릴 때,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 현재 서브스리를 하고 있는데 만족한다. 현재로선 이 컨디션을 가급적 오래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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