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안 바꾸고 3Q 돌입… 득점하면 자책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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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KCC-KGC전 황당 해프닝… 심판-양팀 아무도 모른 채 경기
7초만에 송교창 골 넣자 알게 돼… 논란끝 KCC 득점 인정하고 진행
오그먼 대행 “美서도 못 볼 장면”

공격 방향과 공격권이 거꾸로 진행된 12일 KCC와 KGC 경기의 3쿼터 첫 골이 터진 직후 심판진이 모여 난처한 표정으로 논의하고 있다. KBL 제공
공격 방향과 공격권이 거꾸로 진행된 12일 KCC와 KGC 경기의 3쿼터 첫 골이 터진 직후 심판진이 모여 난처한 표정으로 논의하고 있다. KBL 제공
“믿기 힘든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2일 안양실내체육관 프로농구 KCC와 KGC의 경기. 3쿼터 시작 후 7초 만에 상대 골밑으로 쇄도한 KCC 송교창이 레이업 슛을 성공시키자 장내가 웅성대기 시작했다. 이내 심판이 휘슬을 불고 경기를 중단시켰다. 경기 후반인 3쿼터부터 양 팀이 서로 코트를 바꿔 경기를 진행해야 했지만 KCC의 공격이 전반과 같은 방향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송교창이 득점할 때까지 심판과 경기기록원은 물론이고 양 팀 코칭스태프까지 해당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후 심판진은 합의 끝에 KCC의 득점을 인정하고 코트 체인지를 선언했다. 송교창은 축구로 치면 자책골을 넣은 셈이지만 정당한 득점으로 인정됐다. 김승기 KGC 감독이 잠시 항의하는 듯한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후 최준길 감독관은 “두 팀 선수들이 모두 코트가 바뀌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렇기 때문에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KCC의 득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L 경기 규칙 제44조 ‘정정할 수 있는 실수’ 2항은 “실수가 발생하고 그것이 발견되기 전에 발생한 파울과 득점, 경과된 시간 그리고 다른 추가적인 사항은 유효한 것으로 남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3쿼터를 시작하는 공격권은 원래대로라면 안방 팀 KGC에 주어져야 했지만 KCC에 돌아갔기 때문. 심판들은 “심판 또는 기록원의 실수로 A팀에 볼 소유권이 잘못 주어졌을 경우 다음 소유권 교체 기회 때 B팀에 스로인의 자격을 갖게 한다”는 조항에 따라 4쿼터 공격권을 KGC에 주는 것으로 혼란을 매듭지었다. 경기 후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대행은 “미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 나왔다. 아마 구글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의아해했다.

13일 KBL 관계자는 “실수를 인지하고 있다. 경기 운영 미숙에 따른 내부 징계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농구#kcc#k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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