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극 않도록” 이름 바꾸는 한미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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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결의’ ‘자유수호자’ 뜻의 키리졸브-을지프리덤가디언
내년 의미부여 없는 한글명칭 대체

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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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 당국이 한미 연합군 전쟁 수행 능력을 숙달시키기 위해 실시해온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키리졸브(KR) 및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내년부터 명칭을 바꿔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현재의 영어 명칭에 담긴 뜻이 북한을 자극해 비핵화 후속 조치를 끌어내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10일 “한미는 키리졸브에는 ‘19-1 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에는 ‘19-2 연습’이라는 임시 명칭을 우선 붙인 뒤 최종 명칭을 조율 중”이라며 “최종 명칭엔 영어는 빠지고 한국어가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최근 훈련 축소를 언급했던 한미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FE)’은 명칭을 변경하지 않는 대신 규모를 대폭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대외적으론 한미 연합훈련의 양대 축인 두 훈련 이름을 바꾸는 이유에 대해 “훈련 내용이 일부 바뀌기 때문에 명칭도 바꾸는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명칭의 어감이 다소 강한 만큼 이를 일반적인 표현으로 바꿔 보겠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2008년부터 키리졸브라는 명칭으로 훈련을 실시해 왔는데 ‘중요한 결의’라는 뜻의 이 명칭엔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다. 을지프리덤가디언은 ‘자유의 수호자’라는 뜻이다.

두 훈련은 모두 북한의 전면 남침 상황을 가정해 전시 한미 연합군의 작전계획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숙달하는 지휘소 연습(CPX)이다. 방어는 물론 반격, 북한 지휘부 축출, 핵무기 제거, 북한 안정화까지 총망라된다. 북한은 이 같은 훈련 내용은 물론이고 영어 명칭의 뜻 역시 미군의 압도적 전력으로 자신들을 초토화하겠다는 협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군 관계자는 “훈련 이름을 바꾸면 북한에 비핵화 후속 조치의 대가로 기존 훈련 규모를 더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훈련#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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