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이후 처음 부른 3·1절 창작곡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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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박종화 작사-김순애 작곡… 기존 총무처 공모작보다 3년 빨라
자유신문사가 발행 총 8장 악보… 표지엔 김기창 화백이 그린 삽화
당시 각급 학교서 기념식때 불러

‘3·1운동의 노래’ 악보 표지(왼쪽)와 2면.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로 구성된 3부 합창곡이다. 시간여행 제공
‘3·1운동의 노래’ 악보 표지(왼쪽)와 2면.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로 구성된 3부 합창곡이다. 시간여행 제공
광복 후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3·1절 노래 악보가 발견됐다. 근현대 역사자료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고미술점 시간여행(대표 김영준)은 박종화 작사, 김순애 작곡의 ‘3·1운동의 노래’ 악보를 6일 공개했다. 당초 삼일절 노래는 정인보가 작사하고 박태현이 작곡한 1949년 총무처 공모 선정작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악보는 이보다 앞선 1946년 만든 사실상 최초의 창작곡으로 추정된다.

자유신문사가 발행한 이 악보는 가로 23cm, 세로 31cm 크기이며 총 8장으로 구성돼 있다. 표지에는 운보 김기창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삽화가 있고, 왼쪽 윗부분에는 ‘경기고녀 귀중’이라는 한자가 적혀 있다. 경기고녀는 경기고등여학교의 줄임말이자 경기여고의 옛 이름으로, 김순애가 교사로 재직했다. 악보 마지막 페이지에는 ‘1946. 2. 11’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고 ‘5엔’이란 임시 정가가 표기돼 있다. 미군정 초기에는 원 대신 엔이 사용됐던 탓이다.

자유신문은 악보에 찍힌 날짜인 1946년 2월 11일자 신문에 ‘여학교 연합 음악회 기념가발표’라는 기사를 싣고 해당 노래의 악보와 박종화, 김순애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이어 2월 21일에는 ‘본사에서 선정한 3·1운동의 노래는 학무국에서도 이날 조선 각 학교에서 기념식을 거행할 때 부르도록 결정했다’며 23일부터 25일까지 김순애 지휘에 맞춘 연합 합창단 노래를 라디오로 15분간 방송하겠다고 보도했다.

여학생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3월 2일자 기사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 합창에는 이화여대, 이화여고, 진명여고, 덕성여고, 숙명여고, 배화여고, 동명여고 등 여러 여학교가 참가했다. 기사는 ‘500여 명 합창단의 삼부합창은 곱고도 힘찬 멜로디가 혼연히 고화돼 청중의 심혼을 도취시켰다.…3만 청중은 우리 겨레의 평화와 행복과 자주독립 나아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뜻을 더욱 굳게 했다’고 전했다. 이 자료는 9일 KBS 1TV에서 방영하는 ‘TV쇼 진품명품’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삼일절 노래 악보#자유신문사#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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