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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1등급’ 열수송관, 용역업체에 맡겨 육안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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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1등급’ 열수송관, 용역업체에 맡겨 육안검사

윤다빈 기자 입력 2018-12-07 03:00수정 2018-1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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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공사, 안전관리 부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위험도 1등급인 열수송관(온수배관) 구간을 낮은 등급 구간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난방공사가 안전관리를 용역업체에 맡기면서 지나치게 넓은 범위의 점검을 맡기는 등 관리를 부실하게 한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본보가 6일 난방공사가 작성한 ‘열수송관 시설 점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위험도 1등급 구간 안전점검 방식도 낮은 등급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는 20년이 넘은 노후관의 비율이 높은 분당(77%), 강남(54%), 반포·여의도(53%), 고양(50%) 등의 열수송관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방식이 적혀 있다.

난방공사는 자체적으로 열수송관의 잔여 수명과 지열 차에 따라 위험도를 1∼3등급으로 구분한다. 4일 파열 사고가 발생한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의 열수송관 구간도 1등급으로 분류됐다. 1991년에 설치돼 내구연한인 40년에 못 미쳤지만 주변 지반 상태 등으로 부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감사원은 9월 난방공사에 대해 ‘시설의 위험도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등급에 따른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라’고 시정요구를 했다. 하지만 이후 달라진 건 없었다. 1등급 구간에 대해서도 낮은 등급과 마찬가지로 열화상 카메라 점검과 육안검사만 실시하고 있었다.

조원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은 “노후관의 경우 5∼7년마다 직접 안을 들여다보고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환 홍익대 도시공학과 겸임교수도 “위험도에 따라 상세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별도 점검 규정은 없지만 위험 구간에 대해서는 더 신경을 써서 점검하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안전관리를 맡은 용역업체 직원이 매일 담당하는 점검 구간이 지나치게 넓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고가 난 고양지사의 경우 2명씩 5개 팀을 이뤄 매일 341km 구간을 점검한다. 각 팀이 하루에 68km가량 점검하는 셈이다. 전체의 77%가 노후관인 분당지사에선 각 팀이 매일 약 50km를 담당하고 있다. 한 용역업체 직원은 “한 명이 운전하고 한 명이 열화상카메라를 바라보는 방식인데 형식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용역업체의 다른 직원은 “열수송관뿐 아니라 인근 맨홀 등도 확인해야 하고, 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사 현장도 다녀야 한다”며 “1등급 구간이 어디인 줄은 알지만 소홀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백석역 근처도 매일 점검을 했지만 사고를 예측하지 못했다”며 “하루에 수십 km씩 다니면서 문제를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현재 인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해 계약을 했지만 필요하다면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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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난방공사와 용역업체 관계자 10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이 안전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안 지켰을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양=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위험 1등급’ 열수송관#용역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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