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믿는다” 美中 무역전쟁 휴전 후 中 압박으로 협상력 키우는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6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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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믿는다”며 이달 1일부터 90일간 진행되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 측의 양보를 기대했다. 중국과 무역전쟁 휴전을 성공으로 포장해 시장의 불안감을 달래는 한편 중국 지도부를 거론하며 ‘탑다운’식 해법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그들(중국 협상단)이 오랜 여정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귀국한 뒤에 중국에서 매우 강력한 신호가 발신되고 있다”며 “나는 시 주석이 우리의 길고 희망적인 역사적 회담에서 말한 것이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나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시 주석이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중국 지도부가 약속 이행을 책임지라며 은근하게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 미중협상 회의론 해소 노력도

전날 “나는 관세맨”이라는 트윗으로 미중 무역협상 전망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성과를 강조하며 회의론을 불식시키려는 모습도 보였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공식 성명 등의 문서가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회담 결과에 대한 양국 정부의 발표에서 온도 차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관세 위협 신호를 번갈아 보내자 시장의 혼선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중국은 양자 무역협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에 공식적으로 반응했다. 중국 관리들은 미국산 대두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재개하는 준비를 시작했다. 중국이 미국 상품을 ‘즉각’ 구매하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도널드 트럼프와 백악관의 주장을 확인하는 첫 번째 신호”라는 블룸버그뉴스의 보도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 본격 협상 앞두고 기선 제압 전초전

미국 정부는 농산물과 LNG에 대한 즉각적인 수입 재개와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첨단 산업 보조금 정책이나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 이전 강요 등에 대한 구조적인 변화를 약속하라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이 발효된 이달 1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앞둔 신경전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날에 대중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향후 협상을 주도한다는 건을 알려 중국 측의 허를 찔렀다.

4일에는 트위터에 “중국과의 협상은 이미 시작됐다. 연장되지 않는다면 (협상은) 아르헨티나에서 시 주석과 멋지고 따뜻한 만찬을 함께 한 날로부터 90일 후 끝날 것”, “진짜 거래가 아니면 합의하지 않을 것” “(합의가 불발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심각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관세 폭탄 재개를 지렛대로 ‘중국의 시장 개방’과 ‘구조 변화’의 두 갈래 압박을 하고 있다.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국 첨단 기업에 대한 감시와 제재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미국이 폭넓은 범위에서 지적재산권 절취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택할 권한을 보유해야할지 모른다”며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과 서비스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한 입법의 필요성을 내비치며 중국을 압박한 것이다.

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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