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생’들이 뜬다…민주당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7일 07시 34분


코멘트

‘응칠’ 모임…토크콘서트로 시대 문제 해결 나서
‘86세대’ 받치고 ‘2030 세대’ 이끄는 역할 해야

(왼쪽부터)강병원·강훈식·김병관·김해영·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News1
(왼쪽부터)강병원·강훈식·김병관·김해영·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News1
(왼쪽부터)박주민·이재정·전재수·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News1
(왼쪽부터)박주민·이재정·전재수·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News1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1970년대생’ 바람이 불고 있다. ‘86세대’(80년대 학번의 60년대생)가 주축인 민주당에 세대교체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병원·박용진·전재수·제윤경(71년생) 의원과 강훈식·김병관·박주민(73년생) 의원, 이재정 의원(74년생)과 김해영 의원(77년생)은 최근 ‘응칠’(응답하라 70년대생) 모임을 구성했다. ‘응칠’이라는 이름은 강훈식 의원이 지은 것이라고 강 의원 본인은 강조했다.

‘응칠’ 모임은 이번 8·25 전당대회에서 70년대생 의원 두 명(박주민·김해영)이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자연스럽게 구성됐다. 여기에 전략기획위원장(강훈식)과 대변인단(이재정·강병원) 등 당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원들도 많아진 것도 모임을 결성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박용진 의원은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로 일약 ‘국감스타’로 거듭났고, 김병관 의원도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로 유명하다. 제윤경 의원도 직전까지 원내대변인을 역임했고, 전재수 의원은 현재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당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70년대생 의원들은 민주당 내에서 ‘막내’ 그룹에 속한다. 의원 수도 9명으로, 전체 의원(129명)의 약 7%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가 전체로 봤을 때 70년대생들은 우리 사회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한창 사회 진출을 준비하던 시기에 IMF를 겪었으며, 지금은 교육 및 주거, 일자리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세대이기도 하다.

전재수 의원은 “(70년대생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한 몸에 가지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 얽히고설킨 한국사회의 문제에 대한 답을 낼 수 있는 가장 적확한 세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를 풀 수 있다면, 국가의 어려움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응칠’ 모임은 첫 번째 공식 행보를 70년대생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정했다. 이들은 오는 19일 서울을 시작으로 시민평의회 형식의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현재는 부산과 충청 일정만 확정된 상태이지만, 앞으로 계속 일정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토크콘서트의 이름은 ‘중구난방’이다. 박주민 의원이 올 초까지 진행했던 시민평의회의 이름을 딴 것으로, ‘대중의 입은 막을 수 없으니 잘 들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병원 의원은 “제가 총학생회장 때 대동제 모토를 ‘중구난방’(대중의 입은 막을 수 없다)로 정했는데, 학교 후배인 박 의원이 이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합리적 의심’을 하기도 했다.

이번 ‘중구난방’에는 ‘서태지 세대 모여라’라는 부제도 붙어있다. ‘서태지’라는 문화를 같이 공유한 세대끼리 ‘금배지’마저 떼고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다.

김해영 의원은 “70년대생 의원만 모이는 자리가 아닌, 70년대생인 국민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목표는 비단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70년대생뿐만 아니라 ‘2030세대’로 불리는 미래세대의 정치적 요구까지도 담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응칠’ 모임의 궁극적인 목표다.

‘민주화’라는 시대적 소명에 집중한 나머지, 후배 세대를 향한 문을 열어주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86세대’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김해영 의원은 “어느 조직이든 새로운 세대가 활성화돼야 조직의 미래가 담보된다”며 “우리가 2030세대의 젊은 후배들을 끌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의원은 “‘응칠’ 모임은 ‘70년대생만 모여라’는 것이 아니다”며 “선배 세대를 잘 받들고, 2030세대의 고민 또한 잘 담아낼 수 있는 모임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응칠’ 모임은 향후 토크콘서트 등을 통해 논의된 내용들을 의제화한 뒤, 필요에 따라 법제화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정권교체 이후 사실상 여권 발 세대교체의 첫 발을 내딛은 ‘응칠’ 모임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해찬 대표의 ‘20년 민주당 장기집권’ 목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이들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