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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청년 발언대]통일시대 사회통합 시행착오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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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청년 발언대]통일시대 사회통합 시행착오 줄이려면

동아일보입력 2018-11-16 10:01수정 2018-11-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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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사회통합형 맞춤식 대안 필요하다
‘봄이 온다’에 이어 ‘가을이 왔다’로 거침없이 이어질 줄 알았던 남북관계가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섰나 보다. 올해 4월 27일, 5월 26일, 그리고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숨 가쁘게 진행된 남과 북 두 정상 간의 회담을 보면서 어느 누구보다 마음 졸인 사람들은 다름 아닌 북향민(38선 북쪽지역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 공식 법률용어로는 북한이탈주민이다. 보통은 탈북자라고 부른다)들이다.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삼대에 걸쳐 세습한 김정은 시대에 이르기까지 핵무력 완성과 경제개발을 통해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는 병진노선을 취해왔고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핵무장 완성을 대내외에 공식 선언했다.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의 경제제재 탈피와 남북 간 경제교류와 협력을 통해 북한 인민들의 불평불만을 잠재우고 과거의 북한정권과는 다른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어 남다른 기대를 주고 있는 듯 하다. 금강산 관광 중단, 5.24 조치, 개성공단 폐쇄, 대북 심리방송 재개 등 대북 강경 일변도로 달리던 남북관계가 활기를 띠었으니 북향민들에겐 자나 깨나 못 잊는 고향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마음도 한몫 했을 터이다.

‘고난의 행군’으로 널리 알려진 대규모 탈북러시가 발생한지도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널리 알려진 대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운 좋게 국내 입국에 성공한 북향민들의 숫자는 2000년 이전만 해도 한 해에 몇 십, 몇 백에 그치는 등 지극히 미미했지만 2001년(1043명)을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해 2009년 2914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북한의 국경통제의 압박으로 인해 서서히 하강세를 그리고 있다. 2018년 9월 현재 북향민들은 3만2147명(통일부 자료)에 달한다. 이 중 서울과 경기도에 1만 6000여 명, 나머지 1만 7000여 명은 대한민국 어느 곳 할 것 없이 골고루 정착해 살아가고 있다. 북향민의 숫자가 나날이 늘어남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 정책도 체제경쟁관계였던 과거의 보호 위주의 정책에서 점차 자립, 자활위주의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에 명시했듯이 남한은 개인의 권리가 존중되고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을 살아가는 동안 여러 경험을 통해 느끼곤 한다. 남한 사회는 자주성, 창조성, 의식성을 가진 개인이 자기주도적인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폐쇄성과 경직성이 강한 북한사회의 통제문화 속에서 살아온 북향민들에게는 남한사회에 정착하는 일이 힘에 부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에서 수 십 년간 주입받은 역사인식과 공동체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오는 혼란을 극복하는 것부터 안정적인 정착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온전한 직업을 얻는 것까지 북향민이 넘어야 할 벽은 높기만 하다. 특히 북향민 가운데 80%는 여성들이며 자녀를 키워야 하는 30~40대가 주를 이룬다. 이들은 정착과 육아를 잘 해내야 하는 두 가지 숙제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가뜩이나 생소한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처지인데다가 육아에 대해 도움을 받거나 기댈 수 있는 친정이 없다보니 아이를 맡길 곳을 찾기도 어렵다. 제도적으로는 정착지원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 하나 이러한 현실과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북향민들이 양지로 나와 정상적인 삶을 일구는 것도 쉽지 않다.

제 아무리 현대적이고 발전된 물질문명과 고도화된 시스템이 있다고 해도 가족의 빈자리는 도저히 메울 수 없다고 상당수 북향민들이 토로하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을 비롯한 행정기관, 거주 지역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관을 비롯한 민간기관들과 종교,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책임 있는 역할이 한층 더 확대되어야 하는 대목이다.

북향민들이 사회정착과정 중에 겪는 다양한 시행착오들이야말로 통일 이후 남북한 사회통합의 문제점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임을 느껴온 필자에게는 7년 전 통일독일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다. 통일 전 서독으로 탈출한 동독주민들의 숫자는 무려 460여만 명(동독주민의 3분의 1)에 달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 많은 사람들의 정착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궁금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북향민 적응정책은 ‘하나원’(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이라는 곳에서 3개월간 집중적으로 남한 사회 적응교육을 받도록 한 후 일괄적으로 사회에 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뚜렷하게 비교되던 독일의 동독주민 정착지원은 일정한 지역 내에 집단거주지를 설치하고 가족단위로 의식주를 해결해줌과 동시에 직업교육과 사회교육을 받도록 하였으며 당사자들의 심리적, 신체적 준비정도에 따라 사회로 진입하는 시기를 스스로 결정하였다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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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향민들의 사회정착은 단순히 제도적 정책으로만 해결되기엔 현실적으로 문제점들이 상당히 존재하고 있음을 털어놓고 싶다. 북향민들 스스로의 뼈를 깎는 노력이 당연히 동반되어야 하며 때로 쉽지 않은 사회정착 과정 중에 힘들고 지쳐 위안을 받고 싶을 때 스스럼없이 찾아올 수 있는 친정 같은 곳이 하나원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북향민들이 남한사회에 정착을 잘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만의 숙제라고 할 수 있을까?

북향민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을 한다면 북한주민들도 출신성분에 관계없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반드시 인정받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고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남한사회에 대한 동경과 통일에 대한 간절한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남과 북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향후 다가올 통일시대를 준비함에 있어 사회문화적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 시켜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양쪽 사회에서 다 살아본 북향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먼저 온 통일’인 북향민들이 토로하는 결과중심적인 정착지원제도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수면위로 적극 끌어올려 공론화시킴으로써 사회통합형 맞춤식대안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들이 무엇인지 하나씩 차분하게 짚어보고 준비하는 진정성 있는 노력과 성찰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동명숙 동국대 북한학과 4학년(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서울본부 기획위원·정착 16년차 북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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