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염갈량’… 힐만 위업 잇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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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신임 감독에 염경엽 단장 선임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SK 단장직을 수행했던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이 발탁됐다. 염 감독은 2013년 감독 첫해부터 넥센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 ‘염갈량’으로 불렸다. 동아일보DB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SK 단장직을 수행했던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이 발탁됐다. 염 감독은 2013년 감독 첫해부터 넥센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 ‘염갈량’으로 불렸다. 동아일보DB
SK의 최종 승리로 마무리된 한국시리즈 6차전은 12일 밤 12시 가까이 되어서야 끝났다.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13일 오전 미국으로 돌아가는 트레이 힐만 감독(55)을 대신할 새 수장을 발표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양복 차림으로 SK 단장직을 수행했던 염경엽 전 넥센 감독(50)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힐만 감독을 도와 팀의 한국시리즈 제패에 힘을 보탰던 염 감독이 다시 현장 사령탑으로 돌아온다.

○ 최고 대우 안긴 구단

계약 조건은 파격적이다. 3년간 계약금 4억 원에 연봉 7억 원 등 총액 25억 원이다. KBO리그 10개 팀 감독 가운데 최고 연봉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다른 팀 감독과 비교해도 후하다. 삼성을 4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말 LG와 3년 21억 원에 계약했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김태형 두산 감독도 2016시즌 후 3년 20억 원에 사인했다. 지난해 KIA의 통합우승을 이끈 김기태 감독의 계약 조건도 3년 20억 원이었다.

넥센 시절이던 2014년 말 염 감독은 3년 14억 원에 계약했다. 그만큼 SK가 ‘감독’ 염경엽에게 거는 기대치가 크다. SK는 “우리 팀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분석력과 실행력 등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충분히 검증돼 있다”며 “2년간 단장으로 재임하며 SK의 선수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새 왕조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지난 2년간 단장직을 수행하면서 톱타자 노수광, 왼손 투수 김택형, 내야수 강승호 등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이들은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염 감독은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구단, 선수단, 팬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SK 선수들이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한국을 떠나는 트레이 힐만 감독(한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공
SK 선수들이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한국을 떠나는 트레이 힐만 감독(한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공
○ 감독 2기에선 우승할까

선수 염경엽은 초라했다. 통산 타율이 0.195에 불과한 백업 내야수였다. 은퇴 후에는 현대와 LG 등에서 매니저와 운영팀 과장, 운영팀장 등 프런트로 일했다.

2013년 넥센 감독이 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감독 첫해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염갈량’으로 불렸다. 2014년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삼성에 패하면서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6년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 진 뒤에는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두고 자진 사퇴했다. 이장석 전 대표와의 마찰이 결별 이유였다. 이후 SK 단장으로 고향인 인천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힐만 감독이 투병 중인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게 됐다.

“고생길이 열렸다”는 그의 말처럼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선수들은 지난 2년간 힐만 감독의 ‘무한 긍정’ 리더십에 익숙해져 있다. 제1선발을 맡았던 켈리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염 감독은 “힐만 감독님이 우승했으니 나도 우승을 해야 한다. 좋았던 점을 이어받아 좋은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15일 감독 이·취임식에 참석한 뒤 16일 마무리 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 가고시마로 건너갈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sk#힐만#염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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