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정답 유출, ‘화학 교사가 의심하고…’ 소문 사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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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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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캡처.
채널A 캡처.
경찰이 12일 서울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51)와 쌍둥이 자매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가운데, 숙명여고 화학 교사가 시험지 유출을 의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소문이 사실로 확인 된 것.

이날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수서경찰서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6월부터 5번의 시험에서 문제와 정답이 유출된 것으로 결론 내리고 A 씨와 쌍둥이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9월 숙명여고와 A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시험지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부터 총 5차례에 걸쳐 시험지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이 그대로 메모 돼 있었다. 경찰은 쌍둥이가 답안 목록을 잘 외우려고 키워드를 만들어둔 흔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서는 미리 외워온 정답 목록을 아주 작게 적어둔 흔적도 발견됐다.

또 경찰은 화학 교사가 A 씨의 시험지 또는 정답 유출을 의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2학년 1학기 화학시험 서술형 1번 문제가 의혹의 발단이었다. 수소 원자 비율을 구하는 이 문제의 최초 정답은 '10:11'이었다. 하지만 이 정답은 오류였다. 실제 답은 '15:11'이었다. 화학 교사가 정답에 오타를 낸 것이었다.

경찰은 풀이 과정을 정확히 썼음에도 불구, 변경 전 정답인 '10:11'을 쓴 학생은 전교생 중 딱 한 명이었고 그게 바로 쌍둥이 중 한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로 경찰 수사 전 온라인에서 떠돌던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루머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달 전 '숙명여고 사건을 밝힌 용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었다.

글쓴이는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나란히 문과 1등, 이과 1등을 차지함. 1학년 1학기 성적은 전교 59등·121등. 1학년 2학기 성적은 전교 2등·5등. 이 둘은 대형 사설학원 자체레벨테스트는 3등급 배정. 이를 이상하게 여긴 화학선생님이 오류가 섞인 답안을 제출. 시험이 끝난 후 제대로 된 정답을 제출. 쌍둥이는 오류가 섞인 처음 답안에 있는 답을 그대로 썼다"라고 말했다.

한편 숙명여고는 이날 시험 문제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쌍둥이 자매의 퇴학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절차에 따라 전 교무부장의 파면을 징계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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