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과 초조한 北간부들, 해외투자자 직접 접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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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제재 안풀려 사업 제자리… 김정은 약속 못지켜 체면구길 우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발판 삼아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투자 및 개발 계획들이 대북제재에 막혀 성과를 내지 못하자 내부적으로 당혹감과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간부들은 당초 기대와 달리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전전긍긍하며 우회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해법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고 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측 인사들이 ‘최고 영도자(김정은)와의 약속을 미국이 지키지 않아 당초 계획했던 사업들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제재 방침을 고수하면서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고, 최고 지도자의 체면을 구기게 된다는 점에서 현 국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간부들이 중국 선양(瀋陽) 등 제3국에서 해외 투자가들을 접촉하고 투자 유치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지영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이 최근 유명 리조트 및 레저시설 업체 인사들을 접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과거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을 맡으며 민간 분야의 대남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강 회장은 이번 만남에서 “제재가 해제되면 신경 써 주겠다”며 금강산 지역의 골프, 리조트 시설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사업 투자뿐 아니라 각종 물품 지원 요청도 최근까지 물밑에서 계속 들어왔다”며 “콩기름, 목장갑 같은 물품 요청이 총수가 평양을 방문했던 대기업한테까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대북제재 완화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면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조선신보는 10일 “미국이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면서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면 구태여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며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경제성과 초조#해외투자자 직접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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