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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로 버는 돈이 매출 절반인데 못 팔게하면 가게 문 닫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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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로 버는 돈이 매출 절반인데 못 팔게하면 가게 문 닫을 수밖에”

강성명 기자 입력 2018-11-08 03:00수정 2018-11-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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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복권명당 편의점주 한숨
6일 ‘로또 명당’으로 알려진 경남 양산시 GS25 양산혜인점에 ‘1등 당첨판매점’ 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이 편의점은 731회 등 총 11차례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양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사장님, 로또 1만 원어치 주이소.” “나는 언제 한번 대박 나겠노?”

6일 경남 양산 GS25 양산혜인점. 출입문 옆에 붙은 ‘1등 당첨 11회’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요양병원 터에 들어선 이 편의점은 ‘로또 명당’이라는 명성답게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후 2시경부터 한 시간 동안 지켜보는 사이에 40명 정도가 찾아와 로또를 샀다. 차를 타고 와 시동을 끄지 않고 주차한 채 얼른 로또만 사가는 사람도 보였다.

한 50대 주부는 “부산에서 1시간 정도 걸리지만 매주 한 번은 로또를 사러 온다. 5년 정도 됐는데 주말에 오면 사람이 너무 많아 주로 평일에 온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 사이라고 밝힌 남성 2명은 “매주 한 번 야간 당직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함께 들른다. 1등이 많이 나온 집이라 과감하게 각자 5만 원 정도씩 산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님이 줄을 잇는데도 카운터에 서 있던 이 편의점 점주 A 씨(53·여)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정부가 대형 유통사인 편의점 법인이 가진 로또 판매권을 회수하는 계획(본보 11월 6일자 A2면 참조)을 세웠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이 편의점 매출액 가운데 로또 판매액이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는 “로또를 팔지 못하면 아무래도 가게 운영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지금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에겐 계속 허가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로또를 판매하는 다른 점주들도 속이 타들어가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이 편의점을 2006년 초 인수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 2년은 예상했던 것보다 장사가 안돼서 무척 고생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다 2008년 5월, 처음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오면서 조금씩 입소문이 났다. ‘대박’이 터진 건 이듬해 3월. 제327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전국에 12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는데 이 편의점에서만 5명이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확인 결과 행운의 주인공은 같은 번호를 5장 적어서 사간 1명이었다. 그는 44억 원이라는 거액을 거머쥐었다. A 씨는 “그때부터 로또를 찾는 손님이 크게 늘어 매출이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 편의점에서는 매주 수천만 원 상당의 로또가 팔리는데, 점주는 판매액의 2% 정도를 수수료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가게를 접어야 할 정도로 걱정하는 이유는 로또를 제외한 나머지 매출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 같아서다. 그는 “위치가 주택가도 아니고 유흥업소 밀집지역도 아니어서 로또를 사러 온 김에 다른 물건을 함께 사는 손님이 많다. 가뜩이나 아르바이트 시급도 예전보다 많이 올랐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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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로또#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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