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父, 아들 커밍아웃 당시 심경 고백 “변호사 몰래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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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2일 0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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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엄마 나 왔어’ 캡처
사진= ‘엄마 나 왔어’ 캡처
‘엄마 나 왔어’에 출연한 방송인 홍석천이 부모님과 커밍아웃(Coming―out·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행위)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11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엄마 나 왔어’에서는 홍석천이 가족들과 자신의 커밍아웃과 관련해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홍석천의 어머니는 “그때 네가 그렇게 힘든 상황인 줄 몰랐다. 우리 아들은 똑똑하고 잘나서 연예인이 돼 잘 나가는 줄로만 믿었지, 괴로워하는 것을 몰랐다”고 고백했다.

홍석천은 “18년 전 커밍아웃을 한 뒤 무척 힘들었다”며 “처음으로 엄마가 나랑 일주일을 살았다. 내가 안 좋은 선택이라도 할까 봐. 당시 ‘엄마 왜 안 가’라고 물었는데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게 밥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엄마에게 ‘엄마, 남자인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야’라고 말했더니 ‘그건 우정이지 뭐가 잘못이냐’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홍석천의 아버지는 “기사가 난 다음에 변호사를 몰래 만났다. 그런데 이미 본인이 얘기한 거라 안 된다고 하더라. 보도를 뒤집어 보려고도 했다”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홍석천은 지난 2000년 커밍아웃을 했다. 당시 그는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는 지난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된 건 대학생이 된 후였다. 저 역시 혼란스럽고 힘들었다. 식구 중 누군가는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먼저 큰누나에게 사실을 털어놨는데, 누나가 며칠을 울더니 ‘부모님께는 비밀로 하자’고 하더라”며 “‘남자 셋 여자 셋’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서른에 언론 인터뷰를 했고 직후에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을 돌아보면서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에 대해 “커밍아웃 인터뷰를 한 직후 예정된 일정대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선수단을 응원하러 갔었다. 귀국하던 날, 수십 명의 기자들이 인천공항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기자들 사이에 아버지가 보이더라. 혹시라도 제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서 지켜주려고 나오신 것”이라며 “기자들이 몰려드는데 아버지는 저를 안고 ‘우리 석천이가 뭘 잘못했다고 이래요! 물러서세요!’하면서 소리를 치셨다. 그때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 말한 바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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