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김정은 서울 방문, 비핵화의 다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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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1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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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사진=동아일보DB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사진=동아일보DB
정당 대표단 자격으로 방북했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북한 대표단과의 면담 일정에 불참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21일 “평양에서 일정을 짜거나, 조정하는데 전혀 관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전후 사정을 잘 모르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사실 평양에 있을 때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전혀 짐작을 못했고, 어제 도착해서야 이게 말썽이 됐다고 들었다”며 “어쨌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 측이 면담 장소에 가지 않았던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니다. 실무진에서 조정하면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면담 당일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밝히며 “그 일정이 30분밖에 안됐기 때문에 금방 30분이 지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 대표는 북측에서도 남측의 국회 상황을 빠삭하게 알고 있다며 “아마 늘 실시간으로 YTN도 보고 한국의 신문방송을 다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만큼 우리 정치에 대해 꿰뚫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안동춘 부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 국회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히며 “사실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뒷받침이 굉장히 필요하다”며 “보수야당들도 함께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려면 남북 국회 회담이라는 틀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올해 안에 남쪽의 100명, 북쪽의 100명 이렇게 해서 평양에서 1차로 남북 국회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사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6·15 선언 2항에 보면 국가연합제와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에 공통점이 있다”며 “그 공통점을 지향해가면서 통일방안을 공동 연구하고 또 앞으로 전 분야에 걸친 교류협력을 어떻게 활성화할지에 대해서 국회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하자는 이런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국회 회담이 열리면 결실이 있어야 할텐데’라는 이런 반응이었다. 그래서 김영남 위원장, 김영철 부장 등 그분들께 좀 지침을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 “제가 첫날 만찬장에서 ‘이 다음에 서울에 꼭 오시라. 다음 정상회담은 서울에서 해야 한다. 그리고 아마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 한국 국민들이 환영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을 때 김 위원장 답변이 ‘아직 서울에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했다’ 이렇게 겸손한 모드로 이야기한 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 6·15 선언 4항에 보면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렇게 되어 있다”며 “18년 지각했지만, 올 연말에 답방이 이뤄지게 되면 아버지 때 못 지킨 약속을 지키는 셈이고 이것은 핵을 내려놓는다는 결단 하에 되는 것이므로 비핵화의 다른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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