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이후, 흔들리는 트럼프 지지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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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꾸준한 지지율 하락 조짐… 공화당, 중간선거에 악재 촉각
北과 비핵화 협상 신중론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잇따른 대형 악재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3일 현재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2주간 지지율 평균치는 40.6%였다. CNN 조사에서는 37%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기준 평균치는 43.7%였던 만큼 2주 사이에 3.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CNN은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 출간과 뉴욕타임스에 실린 고위 당국자의 익명 칼럼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 논란이 커진 것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큰 변화 없이) 꾸준히 기록하던 그에게 3%포인트 하락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 하락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정국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10월 워싱턴에서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빅딜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북한과의 협상에 신중한 기류가 더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층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간선거의 주요 이슈로 끌어들이는 데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다”며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처럼 ‘입’과 ‘쇼’로 때우려고 할 경우 비판 언론들의 비난과 정치·외교적 부작용이 커질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나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봐라, 내 이야기가 맞지 않았느냐’며 협상파를 공격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기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조치에 대한 확답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폼페이오 장관을 평양으로 보낼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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