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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손짓하는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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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손짓하는 ‘소확행’

이설 기자 입력 2018-09-01 03:00수정 2018-09-0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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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시대 활짝, 내가 즐길 만한 것은?]
퇴근 후 여유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취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의 ‘임팩트런’ 참가자들이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운동장에서 야간 달리기를 하는 모습(위 사진). 서울 마포구 로이코 본사 쇼룸에서 오디오 평론가 박성수 씨가 ‘2교시’의 스폿 모임인 ‘하이파이 오디오의 세계’를 진행하고 있다(아래 왼쪽 사진). 일일 수업인 ‘커피 리큐어(진한 커피에 럼 등을 넣은 것) 만들기’ 참가자들이 완성된 리큐어를 들고 건배하고 있다. ‘프립’·‘2교시’ 제공
대한민국에 취미생활 시대가 열렸다. ‘소확행’ ‘워라밸’ 트렌드가 취미 시장에 지핀 군불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학원 문화센터 등 오프라인 시장에 ‘프립(Frip)’ ‘2교시’ ‘소모임’ 등 온라인 플랫폼이 가세해 취미 산업은 날로 커지는 추세다. 놀아본 적이 없어 남는 시간을 멀뚱하게 흘려보내는 사람들이 참가할 만한 활동이 적지 않다.



○ 부담 없이 체험하는 ‘1일 수업’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의 모임 문화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요즘 취향 공동체는 예전 모임과 다르다. 취미 종류가 더 세분화·전문화되고 1일 모임, 학기 모임, 정규 모임 등 형식도 다양해졌다.

최근 취미 시장에서 약진하는 형태는 단연 ‘원데이클래스’, 즉 1일 수업이다. 1일 수업을 소개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립은 20대, 30대 ‘취미 인구’에 힘입어 성장세가 가파르다. 백화점 문화센터와 학원, 각종 공방들도 1일 수업을 도입하고 있다.

직장인 김아현 씨(28)는 2년 전부터 쿠킹클래스, 메이크업 강의, 온라인 마케팅, 핫요가, 수제맥주 만들기 등 30여 종류의 1일 수업을 경험했다. 그가 꼽는 1일 수업의 매력은 다양한 취미를 가볍게 체험할 수 있다는 것. 김 씨는 “정규강좌를 덜컥 신청했다가 작심삼일에 무너지곤 한다. 하루만 수업을 듣는 원데이클래스는 나와 취미활동 간 궁합을 살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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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수업 마니아인 양수경 씨(30)는 지난달부터 모임 강사 격인 ‘호스트’까지 겸하고 있다. 한강에서 캠핑을 하며 친목을 다지는 수업을 5번 진행했다. 간단한 먹거리와 질문지를 준비해 회원들 간 소통을 돕는다. 주야 교대근무를 서는 그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활동을 같이할 지인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캠핑 호스트로 나서게 됐다”고 했다.

‘정모(정기 모임의 준말)’와 달리 1일 수업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다. 오프라인 모임이지만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 ‘스펙’보다 취향과 경험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양 씨는 “인간관계, 진로 등 또래의 관심사를 나누다 보면 금세 친해진다. 만남에 지속성이 없어서 그런지 오히려 고민을 털어놓기에도 좋다”고 했다.

모두가 1일 수업에 만족하는 건 아니다. 3년 차 학원 강사인 이모 씨는 “6차례 정도 수업에 참여했는데 편차가 컸다. ‘스마트폰 사진 강의’는 굉장히 유용했던 반면 한 강의는 모임의 취지가 불분명해 시간과 돈만 낭비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박아름 프립 마케팅 팀장에 따르면 야간 하이킹, 요가, 외국어 강의 등이 특히 인기가 많다. 참가자 모두 반말로 진행하는 ‘수평어 모임’도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 감정소모 ‘NO’… 취미에 집중하기 좋은 ‘학기모임’

3개월 단위로 운영되는 학기제 모임도 인기다.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남경수 씨(36)는 지난달부터 직장인 취미 공유 플랫폼인 ‘2교시’에서 디제잉 수업을 듣는다. 1일 수업인 디제잉 스팟모임이 마음에 들어 같은 강사가 진행하는 학기모임을 신청했다. 매주 10여 명이 음악기기를 갖춘 강남의 사무실에 모여 전문 강사에게 디제잉을 배운다.

남 씨는 “동호회나 학원에 가면 기존 멤버들 사이에 끼지 못해 서먹할 때가 있다. 학기모임은 모두가 어색하게 시작해 공통 관심사를 나누며 빠르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6년 전 직장인 사교모임에서 출발한 2교시는 직장인 기반 취미모임을 표방한다. 전문 강사와 ‘모임장’이 모임을 이끌며, 회사원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 직장인만 활동이 가능하다. ‘복싱 다이어트’, ‘와인 교실’, ‘한 잔 마시면서 그리는 마셔그려’, ‘독립영화 함께 보는 크랭크 인’ 등 다양한 취미와 자기계발 모임이 개설돼 있다. 2교시의 차별점은 체계적인 관리. 이훈석 2교시 공동대표(33)는 “강사와 모임장 모두 면담을 거쳐 선발한다. 또 회원들 간 원활한 소통과 활동을 위해 대학생은 안 되고 직장인만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직장인이 모이다 보니 인맥도 쉽게 형성된다. 수도권 대학 교직원으로 일하는 김지민 씨는 “직장 업무가 다소 정적이라 인맥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2교시 모임을 통해 회계사, 의사, 광고인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이렇게 형성된 인맥은 본업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최모 씨는 과거 본업과 관계없는 취미는 무용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최근 요가 모임에서 만난 지인의 도움으로 이직에 성공한 뒤 생각을 바꿨다. 그는 “취미에 몰두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아이디어도 더 풍부해진다. 무엇보다 의외의 순간에 ‘취미친구’로부터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 읽고 대화하는 ‘독서모임’

독서는 취미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독서모임을 위한 플랫폼 ‘트레바리’ 회원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골목마다 들어서는 독립서점 열풍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대형 서점과 출판계도 오프라인 모임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트레바리는 강제성을 지닌 유료 독서모임이다. 3개월 단위로 운영되며 독후감을 제출한 뒤 정기적으로 모여서 독서토론을 한다. 2015년 9월 4개로 출발해 현재는 모임 180여 개, 회원 3000여 명 규모로 성장했다. 창업 분야의 독서모임에 참가한 30대 직장인 조모 씨는 “전문가가 이끄는 모임과 회원끼리 운영하는 모임 등 2가지 버전으로 운영된다. 서로의 신상보다 관심사와 경험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형성돼 유익했다”고 했다.

독립서점이 진행하는 모임도 활발하다. 저자 강연은 물론 강독 모임, 필사(筆寫) 모임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운영하는 강남구의 ‘최인아 책방’, 종로구와 마포구의 ‘북바이북’, 아나운서 김소영·오상진 부부가 연 마포구의 ‘당인리 책발전소’ 등에서는 독서모임, 전시, 북토크 등 문화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마포구의 ‘퇴근길 책 한권’과 ‘책바’에서는 술을 곁들여 책을 즐길 수 있다. 서대문구의 ‘순화동천’, 종로구의 ‘카페에무’는 직장인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종종 열린다.



○ 유튜브와 함께하는 ‘독학취미생활’

육아 등의 이유로 혹은 그냥 집이 좋아서 외출을 꺼리는 이들은 책과 유튜브를 활용하면 된다. ‘다취미 증후군’을 앓고 있는 40대 직장인 홍기석 씨는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커피, 사진, 목공, 철공 등을 섭렵했다. 비결은 책과 유튜브. 최근 목공에 빠져 있다는 그는 “책으로 기초지식을 익힌 뒤 DIY가 발달한 미국 유튜브를 보면서 공구 사용법, 안전지식 등을 배웠다. 공방에 다니는 것보다 저렴한 데다 시간도 절약돼 ‘독학취미’를 선호한다”고 했다.

좋아서 시작한 취미는 제2의 직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장모 씨는 1년 전부터 스시 장인에게 생선회 뜨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일식조리학원에는 겸업으로 배우는 이들이 드물어 친구와 함께 주말마다 개인교습을 받는다. 그는 “스시를 워낙 좋아하는데 가격이 사악해 직접 회 뜨는 법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한데 하다 보니 향후 제2의 직업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소확행#취미#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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