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도 인정한 원자력硏 핵검증 능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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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사찰 3개분야 시료분석 기술, IAEA서 세계 3번째 종합인증
“언제 어떤 검증에도 투입 가능”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핵사찰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연구원은 국제원자력기구로부터 주요 핵물질 분석기술을 모두 인증받은 전 세계 세 번째 기관이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핵사찰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연구원은 국제원자력기구로부터 주요 핵물질 분석기술을 모두 인증받은 전 세계 세 번째 기관이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세계 핵사찰 시료 정밀분석기관인 ‘국제원자력기구 국제사찰시료분석실험실네트워크(IAEA-NWAL)’의 3대 분석 분야 인증을 모두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한 기관이 3대 분야 인증에 모두 성공한 것은 프랑스 원자력및대체에너지위원회(CEA),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 과정을 검증하는 등 국제적인 핵 비확산 활동에 국내 기술이 참여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찰 시료 분석은 핵실험 의심 상황이 벌어졌을 때, 주변에서 채취한 먼지 등의 시료에 극미량 포함돼 있는 핵물질을 검출, 분석하는 기술이다. 비유하자면, 가로 세로 높이 10m의 풀장 50개를 가득 채운 물 안에 섞인 눈물 1방울을 검출하는 수준이다. 과학수사를 하듯 과거 핵실험이나 핵농축, 재처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핵안보를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일반 가정의 공기보다 1만 배 이상 깨끗한 반도체 생산 공정 수준의 실험실을 별도로 갖추고 별도의 평가를 여러 차례 통과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현재까지 11개국 17개 연구실만이 일부 인증에 성공했다.

IAEA-NWAL에서 사용하는 시료 분석기술은 모두 세 가지다. △전체 핵물질의 양과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는 ‘총량분석’ △시료에 중성자를 쏜 뒤 입자의 변화를 통해 핵물질의 존재를 파악하고 재처리 여부를 알아내는 ‘열이온화질량분석(TF-TIMS)’ △세슘 등 물질을 시료에 쏴 후속 반응을 통해 핵물질 및 동위원소비를 찾는 ‘이차이온질량분석(SIMS)’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2년과 2015년 총량분석과 TF-TIMS를 각각 인증받았고, 2015년부터 정기적으로 IAEA로부터 사찰 시료를 받아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SIMS까지 인증받으며 분석 역량을 한층 높였다. 연제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화학연구부장은 “예를 들어 TF-TIMS는 정확한 반면 실험용 원자로가 필요해 전천후 실험이 어렵고, SIMS는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빠르고 원자로가 필요 없다”며 “상호보완적 성격의 세 기술을 모두 확보한 만큼, 북한 비핵화 검증 등이 필요해졌을 때 언제 어떤 분석에라도 투입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세계의 핵비확산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원자력 기술 선진국인 한국이 위상에 맞는 공헌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나라의 핵투명성을 제고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한국원자력연구원#핵사찰#ia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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